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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을 걸어 다니는 박물관이라고 한다.틀린 말이 아니다.지금의 8∼90세 노인들은 일제강점기 태평양 전쟁과 6·25 한국전쟁을 몸소 겪어낸 세대다.농업 중심의 산업을 현대산업사회로 바꾸어낸 제1세대다.모두 몸으로 겪어냈으며 그 세세한 내역들은 말과 글로도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는 감각으로 체득했다.이들이 이제 유명을 달리해가고 있다.이 소중한 역사유산을 전할 길은 그들이 체험하고 느낀 이야기들을 글로 보존하는 일이다.우선 짧은 생이지만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찾아 기록해봤다.막상 글로 남기려고 하니 떠오르는 주제가 별로 없었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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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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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醬)’은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 등을 통들어서 일컫는 말로 한국·중국·일본 등에서는 조미료적 식품의 의미를 두고 있다.장이 우리 식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음식 맛은 장맛’,‘집안을 알려면 장맛을 보라’ 등의 여러 속담에서 알 수 있다.실제로 장맛이 좋아야 음식 맛이 좋음은 당연하다.장독대는 어느 집이고 극진히 위했다.해가 들면 뚜껑을 열어놓고 해가 지기 전에 덮었다.장을 담그려면 우선 택일을 하고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16세기 임진왜란을 전후해 일본에서 유입된 고추는 식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18세기에는 기존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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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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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직면한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정부는 농외소득을 높여 전체 소득을 보전하자는 정책을 펼쳤다.농촌지역개발사업이 싹튼 것이다.시대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돼 온 지역개발사업 중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마을,권역,읍면단위 등 공간적으로 빠짐없이 농촌지역을 아우르는 대표사업이다.그러나 재정분권으로 올해부터는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예산 9800억원 중 읍·면단위사업은 기존처럼 중앙에서 관리하지만,마을단위사업은 지역밀착형사무로 판단,4387억을 시·군으로 주어 자체추진토록 하는 이원적 체계로 바뀌었다.언뜻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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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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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의 ‘자산어보’는 오징어에 대해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는 까마귀가 죽은 고기인 줄 알고 쪼려고 하면 다리 열 개로 감아 잡아 즐겨 먹어서 오적어(烏賊魚)’라고 기록하고 있다.동해의 대표 수산물 오징어가 요즘은 ‘금(金)징어’로 귀하게 불린다.최근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금값 같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코로나 여파로 소비도 부진해 어민들의 한숨만 커지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오징어 어획량 감소에는 동해 수온상승으로 어장이 북방수역까지 형성된데다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한 어획정책,중국의 자체 금어기간 확대에 따른 중국어선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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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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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로 한국은행이 창립 70주년을 맞이했다.창립 원년이었던 1950년도와 마찬가지로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힘쓰고 있는 지금도 창립을 축하만 하기에는 현실이 엄중하다. 한국은행은 돈을 풀고 거두는 통화정책을 한다.경제안정과 발전을 그 목표로 한다.이를 위해 1998년부터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용하고 있다.통화량과 같은 중간목표를 정해두고 이를 달성하려던 예전 방식과는 달리 물가안정목표제는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서 최종 물가목표를 이루는 방식을 말한다.현 물가목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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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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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산과 야외로 향하고 있다.거리두기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이 자연에서 위안을 느낄 수 있어 다행스럽고 고맙다.다만 산불 위험도 높아진다는 점은 걱정스럽다.산불 대부분 사람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광범위한 피해로 이어진다.산림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산불피해지역 토양 완전복구에 30∼100년이 소요된다.당장의 인명·재산피해는 차치하더라도 막대한 손실이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 전가되는 것이다. 원주시는 올해도 읍면동별로 산불감시원 169명을 배치하고 56명의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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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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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기존 민간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행하던 현장 조사,응급조치 등 관련 조치를 지자체 소속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담당하게 된다.2022년까지 아동학대 전담공무원과 전담 요원을 단계적으로 시군구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한다.이에 따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사례관리 전담기관으로 전환되어 피해 아동,학대 행위자,가족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사례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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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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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늘푸른 곳이다.늘푸른 교정과 늘푸른 정신이 있다.늘푸른 아이들과 늘푸른 선생님은 동심원을 그려나간다.함께 호흡하면서 4차원 그래픽도 그린다.늘푸른 교실에는 언제나 웃음꽃이 핀다.아지랑이는 윙크하고 산들바람은 너울거린다. 50년전 일이니 담임 선생님들도 이제는 거의 타계하셨다.무정한 세월이었다.은사들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수학 선생님은 백묵 던지기의 달인이었다.그의 직구는 거의 100%를 자랑했다.박찬호의 강속구였고,선동렬의 변화구였다.하품하다 입 속으로 들어간 백묵도 있었고,이마에 맞아 혹이 생기기도 했다.때로는 박종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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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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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MICE)란 기업회의(Meeting),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국제회의(Convention),전시·이벤트(Exhibition&Event)의 합성어로 한꺼번에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목적형 관광을 말한다.대규모 집약적 관광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매우 클 뿐 아니라 일반관광객 보다 약 2.5배 이상의 지출비용과 부가가치가 높아 서울,부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광역도시들이 앞다퉈 관련 전담기구를 신설하거나 기존조직 확대 통합을 통해 지역 관광산업의 총아로 육성하고 있다.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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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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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라고 하지만 산림공무원들에게는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것 같다.봄철에 자주 발생하는 산불로 일상을 긴장 속에서 보내야하기 때문이다.지난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불(653건) 중 봄철발생이 428건,피해면적 3095㏊다.건수로는 60%,피해면적으로는 95%를 차지한다.지난해 봄에도 동해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수십 년 가꾼 대면적의 귀중한 산림들이 잿더미로 변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큰 아픔을 겪었다.산림청은 매년 2월1일∼5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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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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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전(1919년) 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漢岩)스님께서는 왜정 말기종정 취임사에서 “여사미거(驪事未去)에 마사도래(馬事倒來)라,당나귀 일이 가기 전에 커다란 말의 일이 도래한다”하셨으니 야밤삼경에 대문의 빗장을 확인하고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나라의 국민성과 국격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설하셨다.2020년 경자년 벽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제3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질병대란의 위기에 처했으니 인류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현재 인류가 당면한 과제는 1941년 진주만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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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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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홍역을 앓고 있다.조만간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확진자는 숫자 이상의 공포와 상처를 주고 있다.세계적 확산으로 고통이 심화되는데도 국제사회는 협력 대신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그간 사스나 메르스,에볼라,지카 바이러스 대처에서 지도력을 발휘했던 미국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는 속수무책이다.왜 그럴까?미국의 대처 방법을 보면 일말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미 트럼프 정부는 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부터 유럽으로 번지기까지 약 2달간을 무시하거나 위험성을 애써 부인했다.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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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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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번 국도를 굽이굽이 돌아 설악산 끝자락 미시령을 넘어서는 순간 구름 위에 있는 듯 깎아놓은 절벽 아래 수평선과 드넓은 바다가 내게 다가온다.동해바다.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신비로움 위에 젊은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로마신화 속 넵투누스(Neptune)의 후예가 되어가고,바다를 무대로 감성을 더하다 보면 어느새 설악산 너머 걸린 해가 아쉽기만 한 곳.시시각각 파도의 높이와 주기가 달라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이야 말로 삶의 안식처,서핑의 성지 아닐까?동해바다는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극한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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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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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릉장애인부모회 회장이자 공공 성년후견인이다.최근 피후견인에게 문제가 생겨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강원 장애인옹호기관,강원도발달지원센터,강릉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와 연계,대책을 고민하게 됐다.이 과정에서 중증 발달장애인(지적·자폐)은 사회적 제도와 보호 속에 살아가지만 경증 발달장애인들은 상황 판단,현실 대처 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최근 경험에 따르면 경증발달장애인들은 비장애 사회구성원들과의 소통·이해부족으로 관계맺기가 어려워 비장애인에게 이용되는 경우가 잦았다.특히 문재인정부에서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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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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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초(定礎)선거이다.20세기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21세기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거대한 전환점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우리의 법과 제도 대부분은 현행 헌법이 마련됐던 87년 체제에 머물러있다.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지능정보기술시대를 대비하고 자치와 분권에 대한 내용을 차분히 채워가야 하며,이를 위해서는 눈 앞의 선물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을 봐야 한다.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우리는 너무 쉽게 착각을 한다.우선 이념·가치·정책공약이 모두 같다는 착각이다.다수의 언론들은 정책공약에 변별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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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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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9일 횡성군의회의 지방정부협의회 규약안 의결을 시작으로 도내 최초로 아동친화도시 지정을 추진해 온 횡성군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부터 아동친화도시로 최종 인증,확정 통보 받은 것을 축하한다.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후 1년 7개월여 만이다.2013년 서울특별시 성북구가 국내 최초의 아동친화도시가 된 후 횡성군이 인증받기까지는 10가지 구성요소(업무추진단·추진위원회 구성,아동친화적인 법체계,아동의 참여체계,아동권리 모니터링,유관기관 업무협약,아동권리 교육·홍보,아동예산 분석·확보,아동친화도시 조성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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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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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준수해야 하지만 무심코 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안전띠 착용’이다.지난 달 29일 오후 5시30분쯤 경남 거창에서 발생한 중대교통사고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졌다.안전띠 미착용에 따라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당시 사고는 1t 화물트럭의 단독사고로,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여러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탑승자들의 안전띠 미착용이 피해를 키웠다는 보도를 접할 수 있다.자동차의 안전띠는 ‘생명줄’이다.교통사고 발생 시 승차자의 신체를 감싸 안아 생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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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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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비행청소년을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일명 ‘찍힌 아이들’.소년원학교 교사로 첫 발을 내딛기 전 나 또한 중·고교 시절 평범한 학생이었기에 비행청소년에 대해 ‘불우한 가정환경’,‘혐오스러운 문신’,‘폭력성’ 등으로 대변되는 편견을 당연히 가지고 있었다.2019년 11월 20일 춘천소년원 발령 전화를 받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어쩌지!’였다.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첫 출근하던 날,새 직장에 첫 발을 딛는 설렘도 있었지만 비행청소년과 함께 생활하며 일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앞섰다.그러나 며칠간의 실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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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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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옥같은 말씀인 산상수훈을 읽다 보면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씀을 대하게 됩니다.“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마7:6)”일반적으로 값어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거룩한 것과 진주도 거추장스럽게 여길 수 있음을 표현할 때 사용하곤 합니다.세상살이를 거듭할수록,소중하고 가치있는 것들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은 복된 일임을 배우게 됩니다.인생살이에서 일방통행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이러한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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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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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릉에서 마스크 판매직원을 사칭해 3억3000만원을 챙긴 피의자가 구속됐다.코로나19 관련 국민 불안감을 노린 사기범죄다.이같은 범죄도 문제지만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춘천 코로나 확진자와 관련,‘확진자 동선’이라는 허위조작정보가 문자,SNS를 통해 빠르게 유포됐다.가짜뉴스 상당수는 단순히 주변 ‘관심’을 받기 위해서나 ‘장난’삼아 이뤄지고 있다.창원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자 발생’ 가짜뉴스를 유포한 20대도 “별 생각 없이 장난삼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가짜뉴스 하나로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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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