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영하 48도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를 점령했다. 대관령엔 며칠 전 눈이 조금 내렸다. 강릉에서 바라보는 대관령은 한 폭의 그림이다. 새파란 동천(冬天)을 머리에 이고 우뚝 선 흰 장막은 수십 년을 보고 환갑을 넘겨서 보아도 매번 새롭다. 절로 담대한 마음을 갖게 하는 천하의 절경이다.‘대관령은 강릉을 지켜주는 산이요, 동해는 앞길을 열어주는 바다라…’ 강릉시민의 노래 첫 소절처럼, 대관령은 오랜 세월 강릉의 관문으로서 경제·산업·사회·문화 모든 부문에서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흔아홉 굽이를 넘어 서울로
기고
김홍규
2022.12.19
-
삼척시 도계읍 구사리 변전설비 건설현장에서 12월 17일 노동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m 높이에 육박하는 이동형 바스켓을 타고 전신주 배전선로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그들의 삶이 멈춘 시간은 토요일이었고 시간은 오전8시40분이다. 신문기사는 하청업체 노동자 40대와 50대라고 밝혔다. A와 B씨로 표기해 그들이 누군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순간 무미건조한 단 몇 줄 기사의 행간에 멈칫했다. 주 5일제 근무라면 휴식이 있어야 할 주말이다. 추락사한 시간 이전에 산간 오지 구사리 일터에 도착하려면 새벽밥을 먹고
명경대
박미현
2022.12.19
-
제2차 공공기관의 비수도권 이전을 빠르면 23년 하반기부터 착수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발표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며칠 전 주재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활기찬 지방’과 관련된 의제를 다루면서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밝힌 것입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담당할 지방시대위원회를 내년 3월 세종시로 옮길 것이라는 일정도 내놓았습니다. 자치분권을 통해 중앙정부 권력의 정의와 공정, 국토 공간의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지방시대를 이룰 것이라는 다짐도 확인됐습니다.비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관심을 끈 의제는 3개 의제 중 단연 ‘활기
사설
.
2022.12.19
-
도내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위해 야간 여행 이벤트를 속속 개최하고 있습니다. 야간 행사는 축제의 테마로 진행되거나, 독립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주민과 외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사와는 별도로 연중 관광을 위한 거리도 조성해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역의 이런 노력은 경기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당일 관광의 한계를 극복하고 체류형 여행지로 거듭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대표적인 야간 행사로는 ‘강릉문화재야행(夜行)’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매년 가을 도심에서 문화재와
사설
.
2022.12.19
-
오거니오겠지피겠지 하던 설화심지도뿌리지도가꾸지도 않은 설화장독대대관령가슴 그득 꽂혔네설화가 펄펄 날리면집 없는 들새옷 없는 나무 어이 살라고설화 즐펀하면아이는 웃고어른은 수심이 가득
독자시
최동희
2022.12.19
-
얼마 전 책 10권을 처분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20권이 새로 들어왔다. 문화부 책장은 영화 ‘모던타임즈’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책들이 끝없이 밀려 온다. 연말을 맞아 각 문화재단 지원사업으로 발간된 책이 성탄 선물처럼 쏟아진다. 문집·수필·시집·소설…. 언젠가 써야지 생각만 하는 가운데 기자의 작은 방에는 미뤄둔 책이 쌓여만 간다.문학의 공급과잉 시대다. 쓰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앞지른다. 독자의 수요는 작가들의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10권의 책을 가볍게 보는 것보다 1권을 깊게 읽는 것이 낫다
기고
김진형
2022.12.19
-
지난 달, 서울 서대문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60대 노모와 30대 딸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들 집 현관문에는 5개월치의 연체된 전기요금 납부를 독촉하는 고지서와 월세 미납을 이유로 퇴거를 요청하는 집주인의 편지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밖에도 통신요금 6개월치, 건강보험료 14개월치, 금융채무 상환이 7개월째 연체된 일련의 외부상황은 모녀 삶의 희망을 억눌렀을 것이다. 각종 공과금 연체로 외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시스템을 통해 이미 지난 7월 모녀의 주민등록 주소지인 서울
기고
김현모
2022.12.19
-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금 나는 나흘 째 혼자만의 방에서 칩거 중이다. 정확히 말하면 혼자가 아니다. 즉 코로나와 동거 중이다. 12월이 되면서 미뤄두었던 만남이 잦아지고 당연히 간만의 회포에 술 한 잔과 맛있는 식사가 곁들여지면서 불청객도 슬그머니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행히도 내 경우엔 증상도 경미하고 이대로라면 가벼운 독감 정도로 지나갈 것 같아 초반의 정신적 공황만 빼면 꽤 점잖은 골칫덩이가 아닐까 싶다.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 중에 ‘Ca depend.’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누군가 내게 코로나의 경험을 묻는다면
도민시론
홍지영
2022.12.19
-
#장면1. “검찰이 전임 정부 주요 인사들의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시민단체가 검찰은 표적수사를 통해 인권을 침해하고 국가기강을 문란케 했다며 고발한 사건을 중앙지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모 인사를 표적수사를 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한 수사를 진행했는지 들여다 볼 예정이다.”#장면2. “검찰이 전임 정부 주요 인사의 자택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인사는 특정인의 정치활동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검찰권
칼럼
천남수
2022.12.17
-
강원도내 65세 이상 인구가 22.6%를 차지, 고령화 속도가 전국 평균 대비 빠른 것으로 나타납니다. 17개 시도 중 4번째로 고령화 수준이 높습니다. 이제는 노년층을 요양·의료·복지 등 서비스 대상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에서 12월 13일 열린 지역경제세미나에서도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김봉균 강원대 경제·정보통계학부 교수는 최근 5년간 50세 이상 인구가 연평균 2.79%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영서지역은 3%대로 장노년층이 보유
사설
.
2022.12.16
-
매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가장 주목을 끄는 뉴스는 수학 과목의 난이도다. 변별력을 높인 경우 대입에 결정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보다 쉬워졌지만, 수학 난이도는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자연 계열 수험생들이 입시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학원가에서도 올 입시의 특징을 ‘수학’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문·이과 구분 없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통합 수능 두
명경대
이수영
2022.12.16
-
정선과 삼척 지역에서 폐교와 농어촌 민박 시설을 리모델링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사업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주민과 자치단체가 직접 나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지역의 상권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새로운 여행지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삼척시가 시골에 방치 중인 폐교를 살리면서 관광 자원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폐교의 리조트화’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시는 올해부터 30억원을 들여 노곡면 노곡분교를 대상으로 관광 숙박시설 조성 사업을 진행합니다. 마을 공동
사설
.
2022.12.16
-
가을 햇볕 속으로 날아가는철새들의 날갯짓에얇아진 어깨를 턴다새벽의 손등을 건너는맨발에 신발을 신겨주던단 한 번의 떨림으로은사시나무에 둥지 틀었다계절풍을 받아내며 꽃자리 만들고퍼즐 같은 삶의 문법을 맞추며뛰어다니던 회색 들판에삐걱거리는 날개 죽지 기대고 있다만년설처럼 엎드려생면부지 눈송이들의 속삭임목관 악기 노랫소리 듣는 텃새
독자시
유지숙
2022.12.16
-
한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는 전 국민이 한번쯤은 봤음 직하다.연예계 30% 정도가 1인 가구에 이르면서 각기 다른 이유로 싱글족이 된 스타들의 삶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다.그들의 진솔한 모습과 지혜로운 삶의 노하우,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철학 등을 허심탄회한 스토리로 풀어가면서 남녀노소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예능 방송이지만 공익적 가치도 실현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지난주 통계청이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를 발표했
칼럼
이희자
2022.12.16
-
4파전으로 격전 중인 민선2기 강원도체육회장 선거가 오늘(15일) 치러집니다. 시·군체육회장 선거도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기 선거가 그 지역 체육회 주관으로 치러졌다면 이번 2기는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전국 동시 일제히 치러짐으로써 본격 민선시대를 열게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시군체육회장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고성군선관위가 입후보예정자 A씨를 고성경찰서에 고발한 것은 입후보 등록 마감일인 12월 12일이었습니다. 지지를 호소하며 현금을 제공한 혐의였고, 결국 해당자는 후보 등록
사설
.
2022.12.15
-
2020년 9월22일 오후부터 다음 날인 23일 오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3일과 14일 검찰에 소환된 이유다. 그리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연유도 문제의 하루 동안 벌어졌다.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 이대준씨가 9월21일 새벽 1시58분 어업지도선 근무 중 소연평도 남방 2.2㎞ 지점에서 실종됐다. 북한이 22일 오후 3시30분 실종 지점에서 27㎞ 떨어진 황해남도 강령군 구월봉 인근 해역에서 이씨를 발견했다.
명경대
남궁창성
2022.12.15
-
강풍으로 인해 산불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삼척 근덕면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불은 발화 이후 10여분 만에 초속 5m에 달하는 바람을 타고 능선으로 확산했습니다. 불이 번지자 주민들은 새벽잠을 설치며 상황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11가구의 주민들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추정 피해 면적은 약 3㏊로, 아직 구체적인 산불 발생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산불은 겨울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올해 초 영동지역 산불 악몽을 되풀이하지
사설
.
2022.12.15
-
짙은 어둠이 누워있는 새벽참나무 장작지고오십천 자갈길 따라삼척 오일장 가신 아버지 오지 않는다검은 연기 뿜어내며도계, 영주, 서울 가는 기차의 기적소리또, 한번 지나도아버지, 아버지는수구 재 넘어 외나무다리 건너오지 않는다어스름 길 수놓는 풀 벌레소리에가슴을 쓸어안다가소나무 위로 날아오르는황새의 날 선 외침에 파랗게 떨다가……등불 아래 조는 내게가만히 장화를 안기시던 아버지아버지와 어린 웃음이보름달로 부푸는 사랑방아버지 품에서별밤을 날아가던 아이는아직도검은색 말 표 장화를 신고 잠든다
독자시
심동석
2022.12.15
-
지난달 28일, ‘삼척 흥전리 사지(三陟 興田里 寺址)’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이 소식을 접하며, 삼척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지정문화재에 지정 소식에 기쁨과 자긍심이 한층 더 높아지는 순간이었다.‘삼척 흥전리 사지’는 그동안 문헌으로만 확인됐던 ‘신라 승관제도’를 실증하는 유적으로, 지방 세력을 견제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일신라의 통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통일신라부터 고려시대에 걸쳐 불교미술의 뛰어난 예술성과 기술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출토됐다. 특히 다원식 공간 배치와 시설을
요즘에
박상수
2022.12.15
-
강원도청 신축 청사 후보지가 춘천 우두동 옛 도농업기술원과 동내면 고은리로 압축됐습니다. 도신청사건립부지선정위원회(이하 위원회)는 5곳 이상 거론된 건립 후보 대상지를 놓고 검토한 결과 13일 제5차 회의에서 두 곳을 올렸습니다. 이제 연내 최종 선정만 남겨놓게 됐습니다. 그동안 위원회는 후보지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함구해왔기에 이번 결과에 대해 도민 및 춘천시민에게 제대로 공감대를 형성할는지 귀추가 주목됩니다.그동안 위원회 회의는 후보지 주민측 과다한 유치 열기 및 부동산 투기 등을 잠재운다는 명분으로 비공개로 진행돼 왔습니다.
사설
.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