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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홀로 굳건하다.생명력이 강하다.’도대체 무엇을 설명하는 말일까요.독활(獨活)!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땃두릅 또는 땅두릅’이라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고요?네,그렇습니다.산야초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더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식물이 독활입니다.독활은 식재료보다 한약재로 널리 쓰였지요.풍증 치료에 주로 사용했는데 뿌리는 근육통과 하반신 마비,두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단백질과 비타민C,칼슘이 풍부해 신경 안정과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됩니다.식생활이 바뀌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칼럼
강병로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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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국회의원이 발의한 주민등록법 개정안은 아주 간단하다.‘영내 기거하는 군인은 세대의 거주지에 등록하여야 한다’를 ‘영내 기거하는 군인은 군영의 주소지 또는 세대의 거주지에 등록할 수 있다’로 하는 것이다.그동안 우리 강원도는 20년 넘는 시간 동안 군의 한가족화,군의 도민화 운동을 꾸준하게 펼쳐왔고,특히 접경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내용이다.60년 전에 만들어진 법을 오늘날의 실정에 맞게 개정하여 장병들의 선택지를 열어주자는 내용인 것이다.지금의 철원군과 화천군의 반대의견은 다분히 정치적이다.한기호 의원이
칼럼
데스크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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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치(食治)!음식으로 건강을 다스려 전염병을 예방하는 치료법입니다.조선시대 식의(食醫)가 왕의 무병장수를 위해 음식으로 병을 막고 다스린데서 유래됐지요.약보다는 음식이 먼저였던 셈입니다.현재의 시각에서 보면 ‘예방의학’의 한 분야로,담백하고 자연적인 음식으로 몸의 허한 곳을 채워주는 면역증강요법!36가지 풍증을 치료하고,오장을 좋게 한다는 방풍은 조선시대부터 널리 쓰인 대표적인 식치 나물로 당대의 풍운아 허균(許筠)에 의해 더 유명해졌습니다.귀양살이를 하며 음식 평가서 ‘도문대작(屠門大嚼)’을 지은 허균은 책 첫머리에 방풍죽을 언급
칼럼
강병로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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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문학의 성립 과정에서 바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구한말의 제도적 격변과 더불어 근대적 ‘문학’개념이 정립되는 과정은 계몽 담론의 언문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바다’는 계몽의 기원이자 제재로 기능하기에 충분했다.또한 바다는 그것이 지닌 원형적 의미로부터 서구 근대문학의 정형에 이르기까지 계몽 담론의 문학적 기제로 이미 전유되고 있었다.그렇게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1908)는 운명적으로 한국 문학사의 전범이 되었다. 근대시 100년의 역사적 경험이 축적되면서
칼럼
데스크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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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권도중은 순백의 목련을 ‘때 묻지 않아 안타까운/가난하여 절대적인 색깔’로,꽃 지는 속도가 하도 빨라 ‘어느새 지고 있는 마음’이라고 했습니다.찬비가 내리는 날 ‘하이얀 조각으로 쌓여’ 애달팠던 시인은 헌사도 잊지 않았습니다.꽃비로 생을 마치는 목련을 연인에게 바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고 치켜세웠지요.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요.정권식 시인은 ‘봄에 지는 꽃보다는/차라리 하늘을 나는/새가 되지 그랬냐’고 따지듯 묻습니다.‘떨어지는 것은/꽃잎이 아니라/한장 한장 뜯기는 세월’이라면서….지기 위해 피는 꽃이 어디 있을까마는 어느
칼럼
강병로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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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봄기운이 완연하다.아직 이른 아침에는 쌀쌀한 바람을 마주하지만 그래도 지난 겨울 맹위를 떨치던 차가운 공기는 한풀 꺾였다.원주에 근무하면서 자주 오르는 시청 뒤 봉화산 정상의 진달래나무 등에도 봄 색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또 텃새 딱따구리가 부리로 나무구멍을 파는 소리와 종달새가 지저귀는 소리에서 봄을 듣는다.춘천 공지천 능수버들 가지도 연녹색을 띠고 있다.더불어 2월말쯤 동남아에서 날아온 여름철새 백로와 왜가리 민물가마우지에서 봄을 본다.지난 겨울 강추위로 코로나19와 함께 몸과 마음이 힘들었으나 세월의 순리는 거역할
칼럼
김의도
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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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춘천으로 유학온 친척 형을 따라 생전 처음간 육림극장에서 본 ‘스타워즈’의 화려한 영상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1967년 개관한 이후 소양,문화,중앙극장과 함께 춘천을 대표하는 극장이었던 육림극장은 춘천시민들의 문화적 휴식공간이자 여가공간 역할을 40년 넘게 해오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공세에 밀려 결국 2006년 문을 닫고 말았다.십수년째 방치되면서 춘천시민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진 극장들의 활용방안을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찾아보려는 노력이 몇년 전 지역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일어났지만 지지부진한
칼럼
진종인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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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만개의 꽃등을 밝혀 게으른 봄을 재촉하는 나무가 있습니다.미적거리는 겨울을 밀어내고 봄을 당기는 성질 급한(?) ‘생강나무’이지요.이 나무의 등쌀에 온 산은 금방 황금빛 희망으로 넘실댑니다.계절의 경계에서 서둘러 꽃을 피우며 아귀나무,아위나무,개동백,산동백,황매목(黃梅木) 등 수십가지의 이름으로 불리는 나무는 명칭만큼이나 쓰임새가 많습니다.머뭇거리는 봄을 데려와 꽃 잔치를 벌이고 조용히 다음 삶을 준비하는 여유!참 멋스럽지요.변덕스러운 날씨조차 부드럽게 제압하는….생강나무의 봄은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생강나무는 그 자체가 소설과
칼럼
강병로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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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해토의 계절,바람결에 실린 땅 내음이 상큼합니다.산길 들길마다 연두색 희망이 싹트는 이즈음,땅 속 덩이줄기로 수확의 기쁨을 주는 식물이 있습니다.겨우내 동토의 땅에서 생명을 보듬던 뚱딴지!돼지감자입니다.생김새가 울퉁불퉁 뒤죽박죽이어서 뚱딴지라는 이름을 가진 돼지감자는 웰빙시대에 안성맞춤인 식재료이지요.식감은 물론 약재로서의 효능이 뛰어나 텃밭 재배식물로 각광받습니다.물 빠짐이 좋고 볕이 잘 드는 산과 들 어디에서나 잘 자라지요.‘못생기고 맛이 없어서(?)’ 천대받던 돼지감자가 인기 만점의 웰빙식물로 부상한건 성인병이 급격히 늘
칼럼
강병로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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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0년 후반기부터 고교무상교육이 시행됨으로써 강원도는 바야흐로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의 시대에 돌입했다.그러나 정규학교에 다니지 않고 학교 밖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청소년들은 무상교육·무상급식·무상교복 등 교육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학업중단으로 인한 학교 밖 청소년은 40만명이 넘었다.도내 학교 밖 청소년은 2020년 기준,1353명(초교생 318명·중학생 227명·고교생 808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도학생수(15만5888명)의 0.8%에 이른다.특히
칼럼
데스크
20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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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살아남기!코로나19가 몰고 온 생존법입니다.‘따지지도 묻지도 말고 살아있어라’.누가 누구에게?나와 너 우리 모두가 가족,공동체,인류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무책임하다고요?어쩔 수 없습니다.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확고해질 때까지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살아있는 수밖에.바이러스 창궐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공포와 두려움은 여전합니다.오히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며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지요.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산과 들에서 만나는 식물들의 생존법은 감탄을 자아냅니다.‘매직테이프’라
칼럼
강병로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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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일년 열두 달 중 순서로는 세 번째지만 어쩐지 한 해가 이제서야 시작되는 것 같은 착시가 든다.걸어 잠갔던 학교의 대문이 열리고,묵은 계절의 냄새를 벗어던지며 봄이 오고 있기에 마음은 한 해의 진정한 시작점을 ‘3월’이라 여기는 듯하다.소설가 오정희는 뭔가 새로 시작하고 싶을 때,또는 자신을 다잡고 일을 해야 한다고 작정할 때면 전초 작업으로 집 안을 한바탕 뒤집는 버릇이 있다고 산문집‘ 내 마음의 무늬’에서 고백한다.“이 방 저 방의 가구를 옮기고 여의치 못하면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책상 위치라도 바꿔놓은 것입니다.그 ‘뭔가’
칼럼
안영옥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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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는 코로나19로 경험해 보지 못한 명절을 보냈다.참으로 유감스럽다.예전 세시풍속은 간데없고 식구(食口)만이 정말 오붓하게 보내야 했다.정부 방침에 따라 작위가 아닌 부작위로 미풍양속이 어쩔 수 없이 허물어지는 세태를 목격했다.정말 나훈아가 노래한 ‘테스형’의 ‘세상이 왜 그래’가 입버릇이 됐다.설은 한 살 더 먹는다는 것과 함께 그해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조상을 기리고 온 가족 온동네가 덕담을 나누는 우리네 정신문화 한편을 차지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어린이들에게 설날은 세뱃돈으로 한몫(?)을 챙기는 절호의 기회이고 어
칼럼
김의도
202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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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경과 오은영 박사가 문제아동의 행동을 치료해 주는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방송이 있다.전문가와 패널 그리고 문제를 의뢰한 부모가 아동의 일상이 찍힌 영상을 함께 보면서 행동수정의 해답을 찾아간다.먼저 문제적 행동과 그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다음은 그 행동을 바꿀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실천한다.아동이 의도된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상품,칭찬,격려 등 각 연령에 적합한 보상으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아동들 스스로가 좋은 행동을 습관화시키면서 변화가 일어난다.근데 이 과정에서 눈에
칼럼
조미현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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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겨울 산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나무가 있습니다.금빛 보료에 앉아 붉은 열정으로 한겨울 추위를 녹이는 나무!노박덩굴이지요.앙상한 가지에 촘촘히 달린 열매는 새순이 올라오는 이른 봄까지 새들을 유혹합니다.그러고 보니 이 나무는 4계절 어느 한순간도 쉴 틈이 없습니다.이리 휘고 저리감기며 덤불을 이루는 노박덩굴은 봄부터 가을까지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줍니다.초봄의 어린 순은 나물로,가지와 뿌리는 약재로,열매는 새의 먹이와 치료제로 쓰입니다.용처가 다양해 민간에서는 오랜 세월 상비약으로 쓰였고.알려진 효능은 열 손가락이 부족할
칼럼
강병로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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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도시로 내려온 나무가 있습니다.나뭇가지에 화살 깃 모양의 열십(十)자 날개를 달아 첫눈에 이름을 알아챌 수 있는 나무.화살나무이지요.시위만 당기면 곧장 하늘로 날아오를 기세!당찹니다.생김새가 특이하고 기품이 있는 이 나무는 쓰임새가 다채롭습니다.초봄에 나는 어린잎은 ‘홑잎나물’이라 하여 입맛을 돋우고,찌개와 국거리로 널리 애용됩니다.물감이 화선지에 번지듯 가을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은 감탄을 자아내지요.가을날의 무희!약재로서의 가치는?위모(衛矛)와 귀전우(鬼箭羽)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병을 고
칼럼
강병로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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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맛보자 눈썹을 찡그리고,두 번 씹자 눈물이 글썽!맵고 달콤한 그 맛은 계피와 생강을 깔보니…이 맛 혼자 맛보기 아까워 군자의 집에 보내오.”조선 전기 문신 유순이 생육신 중 한 사람인 성담수에게 산갓김치를 보내며 쓴 ‘산갓 예찬’입니다.속동문선(續東文選)에 기록된 이 글을 보면 당시 조선 양반가에서 ‘산갓’을 어떻게 대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실제로 조선조에는 이른 봄에 채취한 시고 쓰고 매운 다섯 가지 나물,즉 오신채(五辛菜)를 별미로 즐겼습니다.그 가운데 으뜸이 ‘산갓(는쟁이냉이)’이었습니다.종갓집 맏며느리로 추정
칼럼
강병로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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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부활시킨 제9차 헌법개정일인 이날에 맞춰 2012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하지만 정작 이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행정안전부 주관으로 매년 기념식이 열리지만,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이 유일하다.지방자치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30년.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의 굴곡진 현대사와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도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제헌헌법에 근거해 1949년 시행된 지방자
칼럼
천남수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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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과거의 굴레를 말끔히 털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누군가 정의했듯 과거는 정지됐고,현재는 화살처럼 지나가는데 미래는 오는 듯 마는 듯 스멀스멀 기웃거리기만 합니다.그러다 휙 지나치겠지요.머릿속은 헝클어진 과거의 기억으로 가득할 뿐 어느 것 하나 정리되지 않습니다.한해의 시작이 이러하니 살아내야 할 날이 버겁게 느껴집니다.한해살이의 첫 발걸음이 더디고 힘겨운 건 다 까닭이 있습니다.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무성하니….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열 꽃 한 송이 피워야겠습니다.얼어붙은 땅을 녹
칼럼
강병로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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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지 절절히 깨닫습니다.너와 나 우리가 오순도순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는 건 마음을 나누고 곁을 준다는 의미입니다.지난해 우리의 밥자리는 늘 불안했으며 때론 눈물겨웠습니다.매일 매일이 축제고 잔치여야 할 밥 먹는 일이 ‘눈치 봐야 할’ 불편한 시간으로 전락했지요.이 기막힌 현실 앞에 모두가 망연자실했습니다.공동체는 성실하고 정직하며 정성 가득한 밥을 나눌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그 모습이 사라진 밥상은 외로움과 고독뿐이지요. 다스림!정치의 본령은 ‘온 세상을 넉넉히 먹이고도 남을 밥잔치’를 펼치는 것입니다.장자
칼럼
강병로
2021.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