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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출범으로 문화예술행정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지역문화재단 이사장이 바뀌고, 새로 공모해야 하는 곳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문화재단이 정치적 환경의 바람에서 벗어나야 당초 운영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김혁수 강원도립극단 예술감독이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의 하나로 펴낸 책 ‘문화재단’을 통해서도 지적한 부분이다. 김 예술감독은 “지역문화재단 사업 추진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드러났고, 현 시점의 평가도 부정적”이라며 “이러한 평가를 문화재단이 오롯이 받아들이기에 불편한 진실이 너무도 많다”고
문학/출판
김여진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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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점들은 다 내 어머니의 글들이다/어머니가 글을 몰라 점자처럼 찍어놓고/평생을 어루만지며 읽으셨던 글이다(시조 ‘점點’ 중)”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는 시조 한 편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영석 시인의 시조는 어느정도 정형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적 서사가 자유롭고 감정을 꿰뚫는다. 세월이 지나듯 마음도 계속 흘러왔기에 맑다. 임영석의 다섯 번째 시조집 ‘입꼬리 방정식’은 그가 오랫동안 불화와의 조화를 고심하며 품어온 숙제에 대한 해답이다. 미묘한 발상의 전환이 순환한다. 시인은 자신의 시가 “빈껍데기
문학/출판
김진형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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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역사와 설화가 동화로 만들어졌다. 강릉에서 활동하는 이정순 아동문학가가 역사동화집 ‘비단 보자기 속의 붓’을 펴냈다. 동화집에 실린 ‘나는 새를 바라보는 초희’, ‘비단 보자기 속의 붓,’ ‘호숫가의 문고’는 강릉이 배출한 조선 최고의 문인인 허난설헌과 허균에 관한 이야기다. 허난설헌이 그린 그림 ‘앙간비금도’와 난설헌의 스승 손곡 이달에 관한 내용이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허난설헌 생가터 앞에 있는 한국 사설도서관의 시초인 호서장 서각터 안내판 또한 작가의 글쓰기에 영감을 줬다고 한다. ‘호숫가의 문고’에서 허균이 홍
문학/출판
김진형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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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조선에서 21세기 베스트셀러가 팔린다조선책방 한 켠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부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기형도의 ‘잎 속의 검은 잎’ 등이 있다. 자연스럽게 조선의 셀럽들이 몰려온다. 춘천 데미안 책방 점장으로 근무했던 박래풍 작가의 장편소설 ‘조선책방’ 속 풍경이다. 조선을 배경으로 현대 서점이 등장하는 시간여행물이다. 대형 서점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박선우는 우연한 사고로 조선으로 회귀하고, 종로 한복판에 ‘조선책방’을 열게 된다. ‘백록동’이라는 서점과 경쟁하는 장면에서 영풍문고, 종로서적 점장 등 25년간 수많은
문학/출판
김진형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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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인쇄공’, ‘원조 충무김밥’, ‘도심 속 철공소’, ‘싸우는 이주여성’, ‘마법의 정원’… 최근 발간된 한 에세이 시리즈를 장식한 단어들이다. 도대체 어떻게 나온 주제들일까.전국의 지역 출판사 5곳이 하나씩 고른 지역 이야기의 키워드다. 강원 고성의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 ‘포도밭출판사’, 대전 동구 ‘이유출판’, 전남 순천 ‘열매하나’, 경남 통영 ‘남해의봄날’이 함께 만든 인문 에세이 시리즈 ‘어딘가에는 @ 있다’가 7일 나왔다. 5권이 한세트다. 지역도, 소재도, 쓴 사람도 다르지만 지역 출판이라는 공통점 아래
문학/출판
김여진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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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작가’로 ‘독자’들과 만났다.손 감독은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열린 에세이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의 저자 사인회에 참석했다.손흥민이 올해 5월 막을 내린 2021-2022시즌 EPL에서 득점왕에 오르면서 덩달아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 책이 다시 조명을 받고 판매량도 늘었다.시작 예정 시각 1시간여 전부터 행사장 주변에는 번호표를 받은 팬들의 줄이 시작돼 손 감독의 등장을 기다렸다. 장내 방송
문학/출판
윤종진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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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소설과 작품에 함께 실렸던 삽화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그의 고향 마을에 마련됐다. 김유정문학촌(촌장 이순원)은 기획전 ‘틈새에 머무는 시선’을 최근 문학촌 낭만누리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김유정의 소설 ‘만무방’, ‘동백꽃’, ‘소낙비’ 등 14개 작품에 실린 삽화들로 구성된 전시다. 김유정 소설가가 생전 가깝게 교우했던 천재작가 이상 시인의 삽화들도 눈에 띈다. 이상이 그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삽화를 볼 수 있다. 이상이 경영하던 ‘제비다방’의 파산 직전 상태를 소설가 박태원이 쓰고 그린 ‘자작자화 유모어 콩트
문학/출판
김진형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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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마지막 15일을 주목한 책이 나왔다.2008년 7월부터 청와대를 14년 출입하며 역대 정부의 국정을 기록, 한국의 ‘헬렌 토마스’로 불리는 남궁창성(사진) 강원도민일보 서울본부장이 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이다. 남궁 본부장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를 출입한 청와대 시대의 마지막 기자이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후 용산 대통령실 시대의 첫 기자다.저자는 2022년 4월 25일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15일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5월 10일 하루를 제3자의 미시적 관점에서 하루하루 추적했다. 문재인
문학/출판
이세훈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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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다 보면 당혹스럽다. 이를테면 책의 앞쪽에는 백석의 시 ‘가무래기의 낙’ 중 한 구절 “이 추운 세상의 한 구석에/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라는 그럴듯한 문장이 있는데, 오른쪽 페이지로 눈을 돌리면 ‘펭귄’이라는 글자가 무작위적으로 나열돼 펭귄의 형상을 띄고 있다. 과연 이것을 시집으로 부를 수 있을까. 춘천 출신 최승호 시인이 그림 시집 ‘쌍둥이자리 별에는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펴냈다. 시인은 “젊은 날 마음이 어두울 때 램프처럼 찾아온 문장”과 함께 단순한 단어의 나열로 그린 그림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혹자
문학/출판
김진형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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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시인으로 돌아왔다. 그는 “대통령 연설문을 쓰며 글에 대한 겸손함이 생겼다”고 했다.최근 네 번째 시집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를 펴낸 신동호 시인은 30일 본지와 유선인터뷰에서 “예전에는 한 번 시를 쓰면 많이 고치지 않았는데 연설문을 쓰면서 여러번 수정하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번 책은 2014년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이후 8년만에 펴낸 시집이다.신동호의 시는 서사적 표현이 강하다. 춘천 교동 언덕 위 아지트와 화천버스터미널 등 각 장소에 관한
문학/출판
김진형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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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마지막 15일을 주목한 책이 나왔다.저자는 2008년 7월부터 청와대를 14년 동안 출입하며 역대 정부의 국정을 기록한 한국의 ‘헬렌 토마스 기자’ 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서울본부장이다.그는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를 출입한 청와대 시대의 마지막 기자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 취임후 용산 대통령실 시대의 첫 기자다.저자는 2022년 4월25일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15일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5월10일 하루를 제 3자의 미시적 관점에서 하루하루를 추적하고 있다.이 시간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의 힘
문학/출판
이세훈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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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가 동화책 ‘달샤베트’(영문판 ‘Moon Pops’)에 대해 “구름빵 문제로 힘들었던 시기, 재기에 도움을 준 작품”이라고 말했다.백 작가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름빵이 크게 사랑받았지만 저작권을 받지 못해 작업 환경이 무척 힘들었고, 뭘 만들어야 할지 창작 의욕이나 자신감이 말살됐던 때”라며 “한동안 창작을 못 하다가 6년 만에 제 출판사(스토리보울)를 만들어 처음 낸 책이 달샤베트였다”고 떠올렸다.춘천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구름빵’의 원작자인 백희나 작가는
문학/출판
노현아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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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특별한 자유를 준다. 계속 걷다보면 잡념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 작가 아쿠다카와 류노스케 또한 ‘홀로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일본 유명 작가들의 산책 에세이를 모은 ‘작가의 산책’은 강원대 국문과를 졸업한 안은미 번역가의 작가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사카구치 안고 등의 산책 에세이가 담겨있다. 묘지, 꿈, 역 앞, 백화점, 낯선 나라 등 이들이 걷는 곳은 다양하다. 감정 또한 특별하다.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이 작가의 일이기 때
문학/출판
김진형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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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별세한 조순(1928∼2022) 전 경제부총리는 ‘조순학파’를 형성할 정도로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국무총리와 서울대 총장을 역임한 제자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인연은 1967년 서울대 강의실부터 55년간 이어져 왔다. 정운찬 이사장이 최근 펴낸 ‘나의 스승, 나의 인생’은 스승 조순 전 부총리와의 인연, 그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담은 회고록이다. 정 이사장은 조순 선생에 대해 ‘학문적 깊이에 인간적 매력을 더한 학자’라고 썼다. 인생의 고비마다 선생이 함께 있어주었기에 학자로서,
문학/출판
김진형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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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강기희가 아프다. 그는 지난해 10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한창 아팠을 때는 기침도 많이 나고 가래가 쏟아져 대화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글은 여전히 많아서일까. 평생 소설을 써왔던 그가 “죽기 전에 한 권의 시집을 내고 싶었다”는 소망을 담아 첫 시집 ‘우린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를 펴냈다. 시집은 구조적 형식에서 벗어나 있다. 이 땅에서 펼쳐저 온 서사의 줄기가 그가 머물고 있는 정선 덕산기라는 공간에 얽히면서도 자유롭게 흘러간다. 작가는 여태껏 써온 시 60편을 출판사에 넘겼는데,
문학/출판
김진형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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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꿈을 일찌감치 품은 중학생의 마음이 시집에 담겼다.춘천중학교 1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서의겸 학생이 첫 시집 ‘꿈을 꾸어야 별이다’를 펴냈다.1부 ‘여덟 살’부터 6부 ‘열세 살’까지 정말 순수하게 어린이의 시선으로 쓰여진 시집이다. 나이는 적지만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꺼낸 통찰에 진실성이 있다. 시 ‘아픔’에서 서 시인은 “이 세상이 아프면 내가 아프고/내가 아프면 어머니가 아프다네”고 표현한다. 시인이 너무 일찍 어른이 된 것은 아닐까. 어린 시인의 시 작품들은 과연 몇살이 된 것인지 의문이 든다 . 김진형
문학/출판
김진형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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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찻잎향과 잔에서 전해지는 온기. 도란도란 말소리. 차가 있는 풍경과 시간을 정성껏 우려낸 책이 나왔다. 김용재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교육&파트너십 담당관이 쓴 ‘차를, 시작합니다’는 2004년부터 전국으로 차 문화 기행을 다니고, 수많은 이들과 찻잔을 나눈 저자가 정리한 차와의 연애 지침서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이야기와 계절을 마시고, 사람을 곁에 두는 생활의 태도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그래서 차에 관심이 생겼다면 각자 안목에 따라 경험을 쌓고, 열정을 품고 비교해 보라고 권한다. 저자에게 차는 아름다움을 향유하고
문학/출판
김여진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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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그나저나 너는 지금 어느 무렵이니”(시 ‘무렵의 사람’)라고 묻는다.또 “나는, 푸릇푸릇 시건방진 청춘의 시금치였다가/눈물로 썰리는 양파였다가/토막 난 생의 살점으로 뒹구는 돼지고기였다가…”(시 ‘재료들’)라며 화자를 도마 위에 올린다.양양 출신 이향란 시인의 새 시집 ‘뮤즈의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는 읽는 이가 과연 어느 무렵에 서 있고, 누구를 위해 어떤 재료로 쓰이고 있으며, 어떤 이들과 일가를 이루고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관성적으로 받아들였던 시공간에 대해 되묻게 하는 시들이 많다.시인이 세계를 재편하
문학/출판
김여진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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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벌어져 겨우 서로의 안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늘 사회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해야 합니다”자연은 승자독식이 아니다. 침팬지 세계에서는 1인자가 독선으로 사로잡혔을 때 수컷들의 협력으로 새로운 우두머리를 만들어낸다. 또 엄마 침팬지는 아기 침팬지를 직접 가르치려 하기 보다는 스스로 배우고 익히도록 내버려둔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실패를 가르친다는 표현이 어울린다.팬데믹의 터널이 끝나가는 듯 보이지만 또 다른 재난이 언제 닥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아직 환경으로부터 배울
문학/출판
김진형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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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끊긴 동해북부선은 분단의 상징인 동시에 평화의 씨앗을 심는 역설적 공간이다.일제는 식민지 경영을 위해 1937년 원산과 양양을 오가는 철도를 완공했으나 그해 중일전쟁으로 양양 이남의 철도 건설을 중단시켰다.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폐허가 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공식적으로 폐선했다. 분단과 수탈의 아픔이 서려있는 동해북부선의 연결은 이제 식민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의 맥을 잇는 새로운 길이 되고 있다.동해북부선 연결 운동의 발자취를 정리한 백서가 나왔다. 사단법인 희망래일이 발간한 ‘남북을 잇고 대륙을 품다’는 지난 1
문학/출판
김진형
202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