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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할 당시 핑크빛 도는 달달함은 아이 4명을 낳고 키우는 일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그러나 그 안을 찬찬히 살펴보면 핑크빛 도는 달달함 보다 옅은 벚꽃 같은 웃음이 나온다.오늘은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으로 공연을 보러간다.결혼하고 처음 가는 음악회가 어색한지 모르겠다.이 모든 은혜가 친정엄마가 춘천에 내려오면서 가능한 일이다.엄마에게 늘 고맙다.어제는 1,2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추수를 한다고 했다.3년차 농부를 체험하는 아들 예반이다.엄마도 경험하지 못한 귀한 경험을 하게 하는 학교다.이 학교를 입학할 때 등하교 픽업
연재
전미라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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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면 아이들 여름방학과 휴가가 날 기다린다.방학을 하면 아이들 라운딩이 없어져 엄마도 방학이라 생각하겠지만 끼니걱정이 생겨버린다.휴가 또한 돌쟁이를 생각하면 집근처에서 편안하게 보내고 싶지만 초등학생의 입장을 고려해 수영장 있는 리조트로 정했다.휴가를 가면 럭셔리 호텔은 아니어도 끼니가 해결되니 좋다.그러나 거리가 있는 만큼 아이들이 차에서 잘 견뎌주길 바라며 운전대에 올랐다.리조트에 가기 전 완도 이모네에서 하루신세를 졌다.완도에 도착하니 밤9시가 넘어 관광은 내일로 미루고 이모가 떠온 광어회를 먹고 잠들었다.다음날 아침잠 없
연재
전미라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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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재수하고 또 재수한다.저녁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려는 찰나 다급하게 나를 부른다. “엄마,건이가!” 오후에 장보고 정리도 제대로 못 한 상태인데,마음이 급해졌다. “응,그래” 그러면서 몸을 움직였다.거실에 있어야 할 셋째와 넷째가 안 보인다.가슴이 철렁 소리를 낸다.다시 부른다.엄마 소리 나는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억’ 소리 나게 하는 사건들이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그렇게 또 펼쳐지고 있었다.자라 보고 놀란 마음을 쓰담쓰담해 줄 시간적 여유도 없다.이건 분명 대형 사고다.첫째 예반이는 본인 칫솔로 엄마를 연신 따라하던 아이였
연재
전미라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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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막내 예건이가 태어난지 꼭 1년이 됐다.막내 출산할 때쯤 다들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다.“4째는 쉽게 낳겠죠?” 출산 전까지 그저 알 수 없는 얄궂은 미소로 답했지만 지금 누군가 그 질문을 한다면 난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애 낳는 건 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절대 거저 키우는 것도 아니라고.자식이 한 명이면 한 명인 대로,두 명이면 두 명인 대로 힘들다고.그러나 한 명으로 속 끓이면 다른 한 명으로 웃기도 하고,두배 넘게 힘들어도 기쁨과 감사의 마음도 두배 이상이라는 것은 셋째 예린이를 낳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이다.그래서
연재
전미라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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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빠 쉬는 날에 네 자녀와 함께 나들이 준비를 서둘렀다.서울에 친정이 있어 하루 신세를 지고 서울 나들이를 가려 했다.첫째,둘째는 각자의 가방에 본인들의 소중한 장난감과 텃실 이불을 챙겼다.셋째 예린이 낳기 전에 태교한다고 텃실로 이불을 만들었다.셋째만 만들어 주기 미안해서 큰아이부터 30타래 넘는 텃실로 이불을 만들어 갔다.시작은 좋았지만 하면 할수록 내 안에 숨어있던 불평이 한 보따리였다.실 한올 한올을 이을 때마다 백조왕자 이야기가 생각났다.막내공주가 마녀의 저주에 걸린 11명의 백조왕자에게 찔레가시로 옷을 만들어주면
기획
전미라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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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의 여러 이유 중 하나라면 ‘육아’를 빼놓을 수 없다.육아의 기쁨은 가족과 부부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생명줄이기도 하다.강원도민일보는 저출산시대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육아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연중 다자녀 가정의 ‘육아일기’를 연재한다. 이제 겨우 10개월 애기부터 4살,9살,10살된 네 아이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이들 중 한 아이라도 병이 나면 엄마는 늘 고생이다.엄마는 하는 것 없어 보여도 늘 신경 쓸 일들이 쌓여 있다.그 일들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여지없이 쓸려가는 모래성 같다.애써서 반듯하게 만들어도 반짝반짝 티 나지 않
기획
박창현
2018.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