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촬영 영화 ‘고양이 집사’
내일 춘천 책방 파피루스서 상영회
3년간 고양이 도시락 만든 시민 등
마을-길고양이 상생 이야기 담아

▲ 고양이 집사 스틸컷.
▲ 고양이 집사 스틸컷.

[강원도민일보 김여진 기자] 봄날의 로맨스 한편이 찾아온다.

청춘남녀들의 그렇고 그런 사랑 얘기가 아니다.로맨스의 주인공은 마을 골목을 누비는 ‘길냥이(길고양이)’들과 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넘어 간 집사들이다.춘천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집사’가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춘천에서 먼저 관객들을 만난다.춘천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성남·파주,부산 등 전국의 길고양이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고양이들의 시선에서 쓴 대사와 함께 공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다.이 작품의 주인공 자리를 당당히 꿰찬 고양이들은 자랑스럽게도 춘천 효자동 골목의 터줏대감들이다.

아기자기한 벽화로도 이름이 난 효자마을 낭만골목.주변에 늘 시비를 걸고 다니는 ‘조폭이’와 슬픈 눈의 ‘레드’,애교쟁이 ‘그레이’가 영화 전반부를 이끈다.‘조폭이’는 늘 싸움을 걸고 상처투성이로 다니는 모습을 보고 차인주 사장이 붙여준 이름이다.친구 레드를 챙기는 조폭이는 얼핏 거칠어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씨의 차 사장을 닮았다.레드바이올린을 자주 찾는다.레드는 자동차 사고로 새끼 3마리를 먼저 떠나보낸 고양이다.그래서인지 늘 슬퍼보인다.주민센터 앞에 자리잡은 그레이는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들에게도 애교를 부리곤 한다.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중화요리 전문점 정성루의 차인주 사장,카페 겸 공방 레드바이올린의 최종훤 대표,효자1동행정복지센터 총무계장으로 근무한 음미경 춘천시 봄내소식팀장 등 춘천 사람들도 함께 등장한다.

▲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할망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할망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영화는 이처럼 고양이의 매력과 함께 이들을 사랑으로 품는 사람들의 따스함을 함께 그렸다.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는 길고양이 이슈도 자연스레 드러낸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출한 조은성 프로듀서가 기획·제작을,이희섭 감독이 연출을 맡아 약 2년에 걸쳐 효자마을 고양이들의 시선을 좇았다.내레이션은 배우 임수정씨가 맡았다.이 감독의 반려묘이자 길고양이 출신 ‘레니’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효자1동은 고양이 관련 민원이 많은 동네다.그래서 오히려 고양이 마을로 만들어 보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음미경 팀장은 “주민 마찰을 줄이고 고양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급식소를 마련하고 공공근로 어르신들에게 배식을 맡기는 방식이었다”고 했다.하지만 촬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길냥이’는 누구나 환영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항의하거나 핀잔주는 이들도 많았다.이때문에 촬영기간이 길어지고 다른 도시도 찾아야 했다.

하지만 길위의 집사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사람에겐 강하지만 고양이에게만큼은 약해진다”는 차인주 사장은 벌써 3년째 닭가슴살이 들어간 고양이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한다.짜장면을 배달하면서 굶주린 모습으로 배회하는 길고양이를 만나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그렇게 해서 챙기는 곳이 후평동에서 우두동까지 30여곳에 이른다.한 달에 80∼120만원,1년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집에 들인 길고양이도 9마리다.반가운 소식도 있다.그레이는 주민센터 직원에게 입양됐다.털에 윤기가 흐르고 몰라보게 예뻐졌다고 한다. 

고양이마을 만들기는 현재진행형이다.효자1동 골목에서는 고양이를 콘텐츠로 한 소품 등을 만나볼 수 있고,춘천시도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에 신경쓰는 등 상생방안을 찾고 있다.조은성 프로듀서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 대도시가 아닌 춘천의 고양이들을 담았다.따뜻한 공존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했다.춘천상영회는 8일 오후 7시30분 책방 파피루스에서 이희섭 감독,조은성 PD와의 대화 자리와 함께 마련된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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