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의호 태백주재 취재부국장
▲ 안의호 태백주재 취재부국장

태백시 승격 40주년을 축하하며 최근 태백시의원 한명이 자신의 개인 SNS에 올린 사진 한장이 당초 의미와는 다른 의미로 지역사회에 회자됐다. 의원이 올린 사진은 황지시가지의 농협삼거리에서 지난 1981년 시 승격을 기념하며 거리행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올해 6월말 같은 장소에 같은 앵글로 잡은 사진을 나란히 편집한 것이다. 사진에 담긴 농협삼거리는 지금까지 태백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번화가이지만 사진 속 풍경은 잘 정비된 길 옆의 인도를 빼면 대동소이했다.사진을 본 시민들은 “40년이면 세상이 4번 바뀔 긴 시간인데 태백만 제자리걸음하는 것 같다”며 씁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실제 지표로 드러나는 태백은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끊임없이 퇴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 존립의 근간을 이루는 인구는 시 승격 당시인 1981년 6월 말 기준으로 11만4095명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4만1419명으로 3분의 1 규모로 줄었다.태백 성장의 근간이던 석탄산업이 1980년대 후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이후 퇴보를 거듭, 현재는 가행탄광 1곳으로 크게 위축됐지만 아직도 지역경제의 4분의 1을 담당할 정도로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나마 운영하고 있는 가행탄광도 폐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 주민들의 좌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른 산업에서 나타나는 경제지표도 그리 밝지 않다. 태백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태백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시의 1분기 지방세 부과액은 97억 원으로 지난해 부과액 113억 원보다 13.9% 줄었다. 석탄산업과 함께 지역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관광산업도 크게 위축됐다. 1분기중 태백을 찾은 관광객은 15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만 6000명에 비교해 비해서는 49.7% 감소했다. 취업률과 물가상승률 등 다른 지표도 우울한 그래프를 드러내고 있다.

태백시는 지난 1일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신재생에너지·녹색광물 친환경 자원도시, 스마트 6차산업 그린 기후도시, 융복합 산악관광 고원 웰니스 도시를 주제로 태백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7413억원을 투입, 일자리 8260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밝혔다. 또한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지역 입지자들도 이런저런 정책으로 어둡지만은 않은 태백의 미래를 제시한다. 강원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도 태백의 발전 가능성을 자신있게 말한다.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쉽게 말한다. 전문가들이 1981년 태백시를 개청하며 전망한 시의 미래는 인구 30만 이상의 강원남부권 중심도시였다. 당시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최대 탄광도시이자 사람이 살기 좋은 고원도시,맑은 물과 풍부한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태백의 밝은 미래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쉽게 말했던 그때 사람들은 국제 유가하락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거환경 변화 등 외부요인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

말의 잔치인 지방선거가 본격화한다. 자칭타칭 많은 지역문제 전문가들이 태백의 미래를 열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숱한 말을 쏟아낼 것이다. 말뿐이 아닌 꼼꼼한 설계자·실천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분명 또 다른 시간이 흐른 뒤 내가 오늘 찍은 사진을 그날 자신이 찍은 사진과 비교하며 씁쓸해 할 후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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