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PLZ 페스티벌 철원서 개막
온라인 전환·도피안사 영상 대체
유럽발 ‘원바이원 프로젝트’ 참여

▲ 24일 공연에 앞서 철원 도피안사에서 별도 영상을 촬영한 아레테콰르텟의 연주 모습.
▲ 24일 공연에 앞서 철원 도피안사에서 별도 영상을 촬영한 아레테콰르텟의 연주 모습.

‘크로이처 소나타(Kreutzer Sonata)’.

‘전쟁과 평화’를 쓴 대문호 톨스토이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에 영감 받아 쓴 중편소설이자 이 작품을 읽은 체코 음악가 레오시 야나체크가 말년에 작곡한 현악사중주 타이틀이기도 하다.

지난 24일 철원 화강문화센터에서 열린 2021 PLZ페스티벌의 첫 공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 곡이 선곡됐다.연주는 2019년 9월 창단한 젊은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맡았다.‘평화의 기도’를 주제로 열린 이날 오프닝음악회에서 아레테 콰르텟은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 1·4악장을 연주했다.

어두운 전쟁영화의 몇 장면이 겹쳐 떠오르게 만드는 현악기들의 불안한 상승과 하강 속에는 어둠과 열정이 교차했다.단절감과 불안함도 느껴진다.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번갈아 현을 튕기면서 악기들이 대화하는 듯 하지만 희망의 멜로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알 수 없는 궁금증을 남기며 마무리 되는 이 현악사중주는 오랜 기간 한반도 허리에 걸쳐 누워 있는 DMZ와 평행으로 흘렀다.무대 뒤로는 누군가 철조망을 하나하나 짚는 사진들이 화면에 띄워져 긴장감을 더했다.PLZ페스티벌이 참여하는 ‘원바이원(One by On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접경지역 주민,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예술프로젝트로 내달 28일 고성 DMZ박물관에서 관련 전시 개막과 동시에 공연도 이어지게 된다.

이날 오프닝 공연은 당초 철원 도피안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등록공연장 이외 공연은 모두 금지하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에 따라 실내 온라인 콘서트로 바뀌었다.대신 아티스트들은 도피안사에서 공연 영상을 별도 촬영,공개하기로 했다.

최고의 탱고예술가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반도네온 연주자 제이피 조프리(JP Jofre)는 이날 자신의 자작곡 ‘after the rain(비가 온 후)’으로 무대를 열었다.조프리는 성경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이끄는 앙상블 더 브릿지와 ‘더블 콘체르토’로도 호흡을 맞췄다.임미정 피아니스트(예술감독)은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 2악장을 이 현악 앙상블과 선보였다.

첫 공연은 앙상블 더 브릿지의 비발디 사계 중 ‘여름’으로 마무리됐다.뜨거운 DMZ의 여름,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도 전쟁의 땅을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예술적 시도가 다시 시작됐다. 김여진 beatl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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