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뜨거웠던 계절의 끝

며칠 동안 그 여름의 뒷덜미 차게 식히던 비가 그치고

나른히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에 오늘 사람들은

하나 둘 겉옷을 벗는다



갑작스레 색을 바꾸는 나뭇잎들 격정의 끝에서

거리에 온통 노란 잎 흩뿌리면

거리의 연인들 속삭이듯 떠들며 지나가고

옆을 스쳐 간 블라우스가 유독 새빨간 여자를

곁눈질 하다가 문득 대책 없이 간지럽다

머리 속이 텅 비는 것처럼



유혹하는 오후의 햇볕에 맹렬히 쏟아내는

은행나무의 수컷내음에 머리속의 잎들이 일제히

웅성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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