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놓은 강원 소비패턴
보복소비 전환 카드사용액 소폭 상승
대중교통·렌터카 줄고 자차 부문 늘어
집콕 위한 가전제품·문화 분야 증가세
식료품·연료 수요 급등 물가 상승 견인
대형마트·유통전문점 카드 사용 늘어
고령화로 15년간 소비 10.6% 감소 전망

코로나19로 강원도민은 어쩔 수 없는 일상의 변화를 맞게 됐다. 2년여간 평소 익숙하지 않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방역 등 개인 습관의 변화가 강제됐고 이러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내 소비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에 맞춰 새로운 니즈를 추구, 구매패턴과 지출 우선순위, 여가생활방식도 영향을 받았다. 장기화되는 팬데믹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소비 트렌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민들의 카드지출을 통해 바뀐 소비패턴을 분석해본다.

■ 강원도민 씀씀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상승 ‘보복소비’ 영향

6일 본지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통해 강원지역 소비유형별 신용카드 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사용금액은 8조6725억원으로 전년동기간(8조1551억원) 대비 5174억원(6.3%) 증가했다. 특히 2019년 1∼11월(8조3297억원) 보다도 3428억원(4.1%) 높은 금액이다. 카드 지출액이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선 것은 2020년 당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지난해 보복소비로 전환돼 카드사용액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국적으로 전자거래·통신판매가 급증했음에도 강원지역은 같은기간 2019년 458억7800만원, 2020년 462억3900만원, 지난해 236억2900만원으로 222억4900만원(48.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됐지만 지난해에는 오프라인·대면 활동에 목말라있던 도민들이 밖으로 나가 소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과 2021년의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의류·잡화, 시계·귀금속·안경 등의 카드사용액이 상승세를 보였다. 가방이나 의복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외출을 최대한 자제했던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자동차 부문 카드 사용액도 2019년(1∼11월) 2433억1800만원, 2020년 2465억1000만원, 지난해 2703억4500만원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여행사·자동차 임대분야는 91억원, 65억원, 57억원으로, 대중교통은 117억원, 112억원, 110억원 순으로 점차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 렌터카 사용보다는 자차를 이용한 오프라인 활동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복소비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을 위한 씀씀이도 커졌다. 도내 가전제품·정보통신기기 카드 사용액은 2019년 1593억원, 2020년 1745억원, 지난해 1802억원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오락·문화분야도 같은기간 5734억원, 5501억원, 6193억원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소비보다는 필요한 물건만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 소비도 크게 늘었다. 편의점 카드사용액은 같은기간 2737억원, 2020년 2983억원, 지난해 3359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22.7% 늘었다.

■ 소비자물가 급등 ‘엥겔지수’ 위협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식료품, 연료 등에 대한 수요가 급등하면서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며 강원지역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형마트·유통전문점 카드사용액은 2019년(1∼11월) 8303억300만원에서 2020년 동기간 8553억원2900만원, 지난해 동기간 8861억원2600만원으로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용액은 3.6% 증가한 가운데 최근 3년간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2019년 0.8%, 2020년 0.6%, 지난해 2.8% 상승했다. 2011년(4.3%)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 전국 평균 2.5%보다 0.3%p 높은 수치이고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6%나 상승했다. 지난해 대형마트·유통전문점 카드사용액이 늘어난 것은 소비자물가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을 살펴본 결과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물가가 8.8%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인해 공업제품은 6.2%, 전기·수도·가스는 1.4%, 서비스 분야도 2.4%로 모든 품목이 올랐다. 의류 및 신발은 구두(4.7%), 아동복(3.6%) 등이 올랐다. 음식 및 숙박업은 지난해보다 3.7%, 보험서비스료와 공동주택관리비도 각각 9.6%, 4.5% 뛰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의료·보건 지출액도 2019년 7199억원에서 2020년 7435억원, 지난해 8123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금융·보험액은 2019년 19억원에서 2020년 30억원, 2021년 23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집콕이 늘어나고 기업들의 탄소중립이 강화되면서 휘발유,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연료비도 크게 늘었다. 도내 연료분야 카드사용액은 2019년 1조770억원에서 2020년 9453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 1조142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공과금·개인 및 전문서비스 분야 지출액도 같은기간 2274억원, 2219억원, 239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 인구고령화로 향후 15년간 소비 10% 감소 전망

인구 고령화가 2035년까지 가계소비를 해마다 0.7%씩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제주체 생애주기 소비 변화’ 보고서를 보면 고령화의 영향으로 2020∼2035년 가계 평균 소비가 연평균 약 0.7%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5년 간 누적으로는 10.6%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통계청 인구·사망확률 추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로 경제주체들이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미래 소비 준비를 위해 현재 소비를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강원지역은 지난달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33만5143명으로 고령인구비율은 21.8%에 달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24.4%), 경북(22.8%), 전북(22.4%)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소비감소가 타 시도 대비 높은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간이 지날 수록 고령화가 가계소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점차 상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고령화는 1995∼2016년까지 지난 20여년 간 경제주체들의 소비를 연 평균 0.9%, 누적으로는 18% 정도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 돼 고령화로 인한 소비 감소 영향이 2020∼2035년 전망치보다 더 컸다. 한은은 203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고령화가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으로 나타나는 등 소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60년까지 추가적인 소비 감소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동제 한은 통화정책국 통화신용연구팀 과장은 “생애주기별 소비는 50대에 정점에 이르는 형태를 보이는 데 2030년대 중반 이후 저출산으로 인해 생애주기별 소비수준이 낮은 30~40대 청년층 비중이 감소하게 되면 평균소비를 오히려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비해 인구 고령화로 인한 소비 위축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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