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여성연대 비롯 13개 단체
오늘 도청 앞 반대 기자회견
성평등 강화 성명 연명도 활발
지선 앞 정치공학 판단 우려 속
도내 20대 남녀 시각 차 뚜렷

▲ 강원여성연대를 비롯한 단체들이 윤석열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공약이 완전한 성평등 실현을 위한 건강한 토론장을 만들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강원여성연대를 비롯한 단체들이 윤석열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공약이 완전한 성평등 실현을 위한 건강한 토론장을 만들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가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강원 여성계와 관련 단체, 기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여가부 폐지를 직접 언급한 윤 당선인은 당선 이후에도 “여성가족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실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강원여성연대를 비롯한 강원지역 13개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 17일 오전 11시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성평등정책을 전담할 정부 부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할 방침이다. 도내 여성단체 회원과 일반 시민들을 중심으로 성평등 정책 강화를 촉구하는 성명에 대한 참여와 연명도 이어지고 있다. 성평등정책을 전담할 정부 부처가 반드시 필요하며, 예산과 인력 등도 더욱 늘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장 여성 관련 기관이나 단체들은 성주류화 정책 등을 위한 프로그램과 조직 운용 등에 영향 받을지를 걱정하게 됐다. 예산지원의 행정 절차나 전담 부처 및 조직 변경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가부 폐지 논란이 성평등 실현을 위한 예산 축소나 관련 정책의 퇴행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평등 정책 강화 성명에 참여한 김지윤(36)씨는 “우리 사회는 여성가족부의 목표인 ‘성평등’의 궁극적인 실현에도 아직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뿐 아니라 청소년, 한부모 가족, 다문화, 인구정책, 성폭력 피해자 등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지원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연명 이유를 밝혔다.

또다른 문제는 대선 과정에서 급부상한 젠더 이슈가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정치공학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문제는 윤석열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와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간 관계 설정의 핵심 중 하나다. 성평등 정책에 대한 실효성 있는 토론이나 고민 보다는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남성 표심, 여성표심을 지방선거로 이끌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을 여성계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폐지 자체에 반대하면서도 일부 조직 개편이나 명칭 변경 등 기능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 정부의 여성 및 젠더 정책은 그간 찬반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온 차별금지법(평등법) 논의 등과 함께 맞물려 갈 수 있다는 점에도 시민사회단체들이 관심을 두고 있다.

한부모 가정을 돕는 자원봉사자 박지영 씨는 “대선에서 정치권이 각자 표심을 결집하기 위해 보여준 ‘이대남·이대녀 갈라치기’의 행태가 실제로는 소외된 이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여가부 폐지 관련 도내 청년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첨예하게 엇갈린다.

원주권 대학을 졸업한 심지연(23·여) 씨는 “여가부가 폐지되면 지원이 끊겨 살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러한 사례들은 어떻게 살펴나갈지 궁금하다”며 “청소년 복지 등도 담당하고 있는데 명칭에 여성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폐지하는 것은 왜곡된 시선에 따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 씨는 다만 “이번 대선에서 이슈가 되면서 여가부의 역할을 알게 됐는데 그간 홍보가 부족했다고 느꼈다.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부처의 역할과 지원 내용 등을 자세히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가부 폐지에 찬성입장을 밝힌 최은수(23·남·상지대)씨는 “최근 SNS를 보면 2030 젠더갈등의 중심에 여가부가 있는 것 같다. 여가부 이미지가 좋지 않게 인식 되면서 온라인 댓글 싸움 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진정한 남녀평등을 위해 힘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부처에서 성평등 정책을 맡는 등 역할 수행에 따라 (폐지 없이도) 충분히 개혁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여진·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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