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진통이 거듭되는 요즘 ‘휴대전화’를 둘러싼 두 사건이 세간에 화제다. 하나는 경기도 가평군 계곡에서 발생한 범죄 혐의와 관련해 용의자 내지 주변인들의 휴대전화에서 오간 내용이 수시로 언론에 공개됨으로써 직접적이지 않은 사생활까지 알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열지 못해 수사없이 무죄로 처리한 경우다. 누구에게나 예민한 ‘휴대전화 비번’과 관련한 것이어서 묘한 대비를 이루며 회자되고 있다.

3년 전 서울동부지검 수사관 자살 사건 당시에도 휴대전화가 이목을 끌었다. 경찰이 변사 현장에서 유류물로 압수한 휴대전화를 검찰이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 확보한 다음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잠금을 해제하고, 관련 정보를 압수한 후 다시 잠가 경찰에 돌려줬기 때문이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휴대전화는 CCTV와 함께 수사기관이 우선적으로 수집하는 ‘증거의 보물창고’이다. 통화 내역은 물론 위치 정보로 행적을 쉽게 알아내고, 과거의 위치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 삭제된 문자메시지를 복원해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철통같은 비번 보호를 이유로 특정 해외기업의 휴대전화를 애용하기도 한다.

민감한 정보가 대량으로 담긴 휴대전화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사생활 보호라는 사익, 수사증거 수집 필요성이라는 공익 양측이 충돌하는 예민한 지점에 있다. 더구나 디지털증거는 일반 물건과 달리 악용의 소지가 더 간단해 선진국에서는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때만이 아니라 현장 이외의 다른 장소에서 이 정보를 탐색, 복제, 출력하는 등 전체 과정에서 압수당한 측의 입회를 제대로 보장할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하필 이번에 휴대전화 비번을 열지 못한 것이 검찰 소속이고 보니 곱지 않은 눈초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검찰의 힘은 워낙 압도적이어서 판사를 제외하고는 형사 사법 제도에서 모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는 해법으로 ‘검찰의 권한 축소’와 ‘합리적인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강조해왔다. 1인에게는 공정하나 만인에게는 불평등한 상황이 빚어지는 표적수사의 등장을 막을 필요가 있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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