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함께한 아이들, 재능 최대한 발휘하는 환경 우선”
공교육 제1 책무는 기초기본학력
민병희 교육감 3기 진두지휘 부족
지난 12년 강원교육 내리막 선회
문해력·수학적 사고력 증진 중요
공부 잘하는 학생 대입 전략 지원
대입 외 대안도 촘촘히 제시해야
경쟁 부추기는 자사고·외고 반대

▲ 문태호 교육감 후보
▲ 문태호 교육감 후보

전교조 강원지부, 교육감 비서실장을 지낸 문태호 후보는 지난 12년의 강원교육을 “오르막길을 오르다 급격히 내려간 12년”이라고 했다. 현재 강원교육의 인사, 교육감의 책임성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옛 동지들에게 더이상 교육을 맡겨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섰다”는 문태호 후보를 최근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만났다.

진행=오세현 사회부장직무대행


□ 문태호 후보는 53세, 동해 출생

□학력 춘천교대

□ 경력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장·전 강원도교육감 비서실장
□ 주요공약
- 수학 포기 없는 교육으로 기초학력 신장
- 초등돌봄100%, 무상교육, 무상통학 등 강원도형 교육복지 완성
- 지역교육협의회 교육장추천제, 학부모정책자문단 확대 등 열린 행정


-자기 소개를 해달라.

“30년 간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교사로 살았다. 그러다 3년 정도 외도를 했다. 교육감 비서실장으로 비서실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가장 오랫동안 생활한 교사 출신 후보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같이 계란을 들고 바위로 향했던 옛 동지들이 어느순간 바위가 된 현실을 확인했다. 이들에게 더이상 교육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자성을 했다. 12년 간 진보교육을 실험해왔는데, 지금의 교육청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들어 출마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든다면.

“지혜로운 아이들을 키워줘야 한다. 핵심이 기초기본학력이어야 하는데, 현 교육청도 강조는 했지만 내용이 없었다. 문해력과 수학적 사고력이 중요하다. 수학은 일정시기 마다 중요 지점을 포착해 지도해주지 않으면 포기하게 된다. 수학을 포기하면 결국 공부 전체를 포기하고, 사회에서 낙오된다. 기초기본학력을 단단하게 해주는 게 공교육의 의무다. 두번째로는 교육이 학교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지역의 청년으로 남아 강원도의 암울한 현실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강원도 일꾼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교육 생태계(시스템)를 바꿔야 한다. 이게 내가 말하는 교육대전환이다.”

-수학교육의 경우 결국에는 평가를 하자는 얘긴데,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인 문 후보가 평가를 말하니 뜻밖이다.

“교육학에서 말하는 평가는 다양하다. 지필평가도 평가 형식 중 하나고 관찰평가, 수행 평가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해야 정확하다. 일부 도민들은 지필평가를 안본다고 불만이지만, 사실은 20~25문제에서 몇 점 맞는게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마다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필평가만으로 부족하다. 지필평가 일변도의, 일제고사는 평가로서 큰 의미가 없다.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진단해야 한다.”

-민병희 교육감의 12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오르막을 오르다가 급격하게 내리막으로 달려간 12년이었다. 다양한 교육복지 사업이 2기까지는 성과를 냈으나, 3기에 와서는 되려 학교감독, 중재 등에 소극적으로 나서며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밀실인사에 따른 교직원 사기 저하 등도 유발했다. 교육현장에서는 ‘내가 저 라인에 속해 있지 않으니 발탁될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퍼졌다. 일선 학교에서 ‘그저 사고 없이’ 라는 생각으로 소극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민병희 교육감을 만든 장본인이다.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는데.

“사실은 비서실장 하면서 교육감과 심하게 갈등을 겪었다. 첫번째가 인사문제, 두번째가 정책에 대한 교육감의 책임성이다. 인사에 대해 타인의 평판이 아닌 그가 한 일과 성과를 보고 평가해달라고 직언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 교육감이 3기 들어서 일에 대해 애착과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부족했다. 나도 불찰이 있다. 참모진 구성도 중요한데 3기 참모진 구성이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쏠리면서 냉정한 평가를 하게 됐다.”

-교육감이 된다면 이어받을 정책은?

“공교육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조치들이다. 이를테면 고교평준화, 무상급식, 교육복지 등 혁신적 교육정책은 계승할 것이다. 다만 무작정 계승이 아닌, 정확한 평가를 통해 수정할 건 수정, 폐기할 건 폐기하겠다.”

-강삼영 후보와 단일화를 예측한 이들이 많았다. 앞으로의 단일화의 가능성은?

“진보진영에서의 단일화는 닫혀있다. 둘 다 진보진영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행적을 보면 상대 후보는 진보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벗으로 지냈고, 오랜 기간 알아왔기 때문에 개인적인 정에 의한 단일화 가능성만 남았다.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30년 지기와 날을 세우게 된 상황이 안타까울 것도 같다.

“당연하다. 인간 강삼영을 존중하고 존경해왔다. 그의 품성을 잘 알고 있다. 나에게 없는 장점이 그에게는 있고 그가 조금 부족한 부분은 내가 채울 수 있다. 단 둘이 만났을 때 ‘왜 처음부터 같이 이야기 하지 못했을까. 현실이 안타깝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최근 딸이 쓴 편지를 SNS에 올렸고 화제가 됐다.

“어떤 평가보다도 뭉클했다. ‘내가 잘살았구나’를 딸을 통해 느꼈다. 평소에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제대로 역할을 한 적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었다. 내가 잘 살아왔다고 느끼니 큰 힘이 됐다.”

-딸이 외고에 진학하면서 전교조 철학과 배반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중학교 영어 내신을 통해 선발했다. 어릴 때부터 외국어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딸이 학원을 보내달라고 해도 나는 보내지 않았다. 비디오테이프나 인터넷 통해 스스로 공부했다. 중학교에 가더니 영어에 두드러진 재능을 보였다. 외국어 공부를 더 해 국제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부모로서 반대할 수 없었다.”

-고교평준화 정책이 이념적 접근에 지나치게 치중해 비판받는 게 아닌가.

“정확한 지적이다. 공부를 잘해서 주요 대학 갈 아이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적절한 전략 수립과 지원이 없었다. 사교육 기관에서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 진학한 경우가 많다. 지금의 교육청이 대입지원관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성과가 확실하지 않다. 대학을 준비하는 아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전략을 짜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는 담당교사와 학부모가 알아서 해야 했다. 그렇다고 공부 외의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마땅한 선택도 없다. 인문계고나 특성화고 모두 고1때 진로 수정시 찾아갈 수 있는 선택지를 줘야 한다.”

-대학의 서열화가 분명한 상황에서 강원도안에서의 평준화 교육이 의미가 있을까.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고교평준화 이후 현실의 문제에 대해 답을 해줘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고교평준화는 중학교까지의 입시 정상화였다. 고교 학생은 대입이라는 현실에 부딪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현실 속에서 살아야 한다. 충분한 지원이 이뤄졌는지 반성해야 한다. 주요 대학에 가지 않는 아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아이들을 위한 대안도 촘촘하게 제시해주지 못했다. 현실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고교평준화까지도 욕을 먹는 것이다. 교육감은 대입에 대한 사회적 스피커가 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보교육감 중 자기 직을 걸고 나서 싸운 적이 있었나. 그걸 내가 하겠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 순위는 무엇인가.

“기초기본학력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공교육의 제1책무다. 돌봄문제도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앞으로의 교육은 지역과 함께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교육에 온전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논의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우선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많이 듣는 얘기는.

“공부 좀 잘 하게 해달라는 얘기와 행복하게 학교다니게 해 달라는 얘기를 듣는다. 첫번째는 대입에 관심을 더 가져달라는 의미로, 두번째는 다양한 진로 선택지를 열어달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다. 대입지원전략을 촘촘하게 수립하겠다. 고1부터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입시전략이 무엇인지를 확인해줘야 한다. 특성화고 학과 개편을 통해 지역에 맞는 학과를 설치하겠다. 지역 대학과도 연계해야 한다. 지역 대학도 위기다. 지역의 문화·경제·사회 등과 연결돼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자사고·외고 존치 입장을 밝혔다. 자사고가 경쟁교육을 심화시키는 기재로 작용했다. 그 학교를 가기위해 초·중학교부터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에 놓인다. 높은 학비도 문제다. 결국엔 특권교육이 됐다. 지역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새로운 교육체계를 만드는 게 더 어렵게 되고 우리 아이들을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을 분명하게 막아내지 않으면 강원도 아이들이 피해를 볼 것이다. 정시확대에 대해서도 대도시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분명히 반대한다.”

-유권자에게 한 마디.

“문태호를 선택하는 것은 문태호가 교육감이 되는게 아니라 강원도 아이들과 교육의 미래가 새로워진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환경에서 성장해야 강원도가 희망의 땅이 된다. 그렇게 성장한 청년들이 강원도를 아름답게 가꿀 것이다. 강원교육을 바꾸려면 문태호를 선택해달라.” 정리/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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