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동초꽃
▲ 인동초꽃

타들어 가던 뿌리에 빗방울이 스밉니다. 곧추서는 식물들. 한껏 들어 올린 나뭇가지에 비로소 생기가 돕니다. 그렇지요. 죽으란 법은 없습니다. 참고 또 참다 보면 삶의 길, 생명의 빛이 보입니다. 몇십년 만의 가뭄이었지만 때에 이르러 비는 내리고, 대지는 촉촉이 젖습니다. 이제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움틀 것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겠지요. 지방선거를 통해 많은 후보가 얘깃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모두 눈물겨운 사연이지요. 당선자는 승리의 길을, 낙선자는 고난의 길을 걷겠지만 그 길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로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인동초(忍冬草)의 계절. 가뭄 속에 피었던 은백색의 꽃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갑니다. 꽃은 시들지만 때맞춰 내린 비로 가을 즈음엔 흑진주보다 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인동초의 매력이지요. 매서운 겨울을 딛고 생명을 피워내는 특성을 빗대 ‘인동초(忍冬草)’라는 이름을 얻은 이 식물은 종종 ‘실패를 딛고 목적을 이룬 인물’에 비유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7전8기의 삶을 산 사람들에 대한 칭송이지요. 이번 선거에서도 인고의 세월을 견딘 몇몇 당선자들에게서 인동초의 향기가 은은하게 배어 나옵니다.

피고 질 때의 꽃 색깔이 달라 금은화(金銀花)로도 불리는 인동초는 잎과 줄기, 뿌리, 꽃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습니다. 꽃은 차 재료로 으뜸이고 어린잎은 나물로 먹습니다. 뿌리와 줄기 꽃은 기력 회복과 각종 부인병 치료에 널리 사용되지요. 염증 치료는 물론 항암, 기관지 질환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뇨 작용과 함께 항균 효과가 커 민가에서는 꽃을 말렸다가 차로 우려 마십니다. 약재는 적정량을 달여 마시거나 담금주로 만들어 매일 1~2잔씩 마실 것을 권합니다.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공생’, ‘공감’, ‘행복’, ‘공정’ 등의 단어가 주로 쓰였습니다. 많은 후보가 이 말을 강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더불어 잘 사는 삶’은 공동체의 변치 않는 가치이자 목표니까요. 덤불을 이루며 자라는 인동초는 홀로서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나무나 돌담 등 기댈 곳이 있어야 줄기를 뻗고 꽃을 피웁니다. 선거 승자도 마찬가지겠지요. 이겼다고 나만의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승자는 패자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하고 패자는 박수를 보내야겠지요. 와신상담(臥薪嘗膽)은 그다음의 일입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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