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강풍이 휩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은 막판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하며 초초초박빙 차이로 승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 국민의힘 강풍이 휩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은 막판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하며 초초초박빙 차이로 승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이 얘기는 해야겠다. 국민의힘 완승으로 끝난 이번 지선에서도 초박빙으로 승부가 결정된 곳이 꽤 있다. 그 중에서 전국적 관심을 끌었던 선거는 단연 경기도지사 선거였다. 새벽까지 패색이 짙었던 김동연 후보는 5시30분경 역전한 오전 7시가 넘어서야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김은혜 후보와의 차이는 불과 0.15%포인트.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갈렸던 것 보다도 훨씬 적은 표차의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환호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김동연 후보의 당선은 민주당 심판 성격이 강했던 기울어진 선거판에서 기적같은 일이었다. 당초 출구조사는 물론 개표 막판까지 김은혜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다. 일부 지역신문들은 ‘최초 여성 도지사 탄생’이라는 오보를 낼 정도였다. 새벽까지 김은혜 후보의 승리를 자신했던 사람들이나, 패색이 짙었다며 낙담했던 사람들 모두 아침에 일어나 전혀 다른 결과를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극적 승부였던 것이다. 한편으론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기 때문에 김동연 후보의 낙승을 예상하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 이후 전국을 휩쓸었던 국민의힘 광풍은 경기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어찌보면 김동연 후보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승리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었다. 수도권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20%포인트, 인천시장 선거 역시 7%포인트 격차로 국민의힘이 낙승했고, 그동안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꼽히던 세종시와 대전, 충남 등 중부권도 모조리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이희호 여사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이희호 여사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강원도 선거도 국민의힘 바람이 휩쓸었다. 도지사 선거는 물론 12년 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던 원주시장 선거도 국민의힘이 승리했고,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의 시장과 군수도 이번에 대폭 물갈이 됐다. 도의회와 시·군의회 역시 대부분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다. 도의회의 경우는 49석 중 민주당은 불과 6석, 4년 전 35석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선거과정에서 그래도 지역의 역량있는 일꾼을 정당바람으로 잃지 않도록 해 달라는 호소도 있었지만,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던 많은 일꾼들이 정당바람에 속절없이 낙선하고 말았다.
 

▲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민들은 국민의힘에게 힘을 실어줬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압승을 안긴 4년 전의 선거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민들은 국민의힘에게 힘을 실어줬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압승을 안긴 4년 전의 선거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그 가운데 강원도에서도 거센 정당바람을 이겨내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곳도 있다. 춘천과 인제, 고성, 정선이다. 인제와 고성, 정선은 현직 단체장이 당선됐는데, 아무래도 그간의 군정에 대한 주민들의 긍정적 평가가 한몫을 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춘천시장의 경우는 달랐다. 현직 시장을 경선에서 누르고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한 육동한 후보는 현직 프레이엄이 없는 가운데 오로지 개인기로 선거전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결과는 국민의힘 최성현 후보에 불과 0.78% 포인트 차이 승리였다. 춘천시장 선거도 경기도지사 선거와 마찬가지로 개표 막판 직전까지는 오히려 1300여 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관내 투표함이 열리는 새벽 4시가 넘어서면서 역전에 성공해 불과 1000여 표 차이의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을 ‘춘천의 김동연’이라고 한 이유다.
 

▲ 자정까지 국민의힘 최성현 후보에게 1300여표 뒤져 패색이 짙었던 더불어민주당 육동한 후보는 새벽 4시께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0.78%p 차이로 춘천시장에 당선됐다.(육동한 후보 당선인 제공)
▲ 자정까지 국민의힘 최성현 후보에게 1300여표 뒤져 패색이 짙었던 더불어민주당 육동한 후보는 새벽 4시께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0.78%p 차이로 춘천시장에 당선됐다.(육동한 후보 당선인 제공)

일각에서는 이광준 전 시장의 무소속 출마가 보수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인물론이 승리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무총리실에서 고위직을 역임하고 지역에서는 강원연구원장으로 강원도 비전과 정책을 다뤘던 그의 경력에 춘천시민이 지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육동한 당선인은 선거내내 정당보다는 일꾼론을 내세우며 새로운 춘천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그의 호소에 춘천 유권자가 답한 것이다.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과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8일 도청2청사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도청사 신축이전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과 육동한 춘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8일 도청2청사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도청사 신축이전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제 육동한 당선인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강원도 수부도시를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춘천시민의 자존심을 높이고, 지역발전의 비전과 지속발전가능한 정책을 제시해야 책임을 안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출직으로서의 그의 도전은 사실상 이제 시작인 셈이다. 돌아보면 지난 선거과정을 통해 그에 대한 여러가지 주문과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자신의 경력을 과신하는 것 아니냐는 반감도 그 중 하나다. 춘천시민 입장에서는 그의 경륜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반길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만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데 쓰이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사는 순간 그의 향후 정치행보는 시민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정당 광풍을 극복하고 춘천시장에 당선된 그의 열정과 역량은 춘천시정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 지지를 받은 시정이 펼쳐질 때 정치인 육동한의 존재가치는 새롭게 증명될 것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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