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농가 원자재값·인력난까지 더해 영농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면세유와 비료비 등 원자재 값이 폭등, 영농철을 맞은 도내 농가들이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3년째 지속돼 외국인 근로자 수급 차질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중 삼중의 악재가 겹치면서 농업 경영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접경지 농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국방부가 50년간 이어온 군납 수의계약을 폐지하고 경쟁입찰 도입 방침을 고수해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위기는 일선 농가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국방부와 도내 접경지역 농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농협은 “군납 농가들의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고 향후 경쟁입찰 방식이 완전히 도입되면 대형업체들까지 참여해 농가 생산 기반이 붕괴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접경지역 농업이, 경영의 위기를 넘어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상황입니다.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최근 군납농협 조합장들이 국방부의 군납 경쟁입찰 도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농산물 군납 농협 강원협의회는 21일 도내 10개 군납 농협 조합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2025년부터 전량 경쟁 조달로 전환될 경우 도내 접경지역 농민들의 출하 부담은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군납 방식을 놓고 빚어진 국방부와 농민들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커지고 있습니다. 수의계약을 폐지하고 경쟁입찰을 도입하는 국방부의 개선방안에 대해 농가가 반발하면서 의견을 교환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는 지역과 상생하는 군 급식 조달체계의 정상화를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행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아 농업인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접경지 농업인과 군납 농협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전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와의 간담회는 농업인들의 하소연만 듣고 끝나기가 일쑤였습니다. 국방부가 경쟁입찰로 방향을 정해놓고 개최한 회의여서, 농가가 만족할만한 대책이 나오기 힘들었습니다. 이제 정부가 응답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농림수산부와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행정당국의 외면과 침묵이 지속된다면 농업인들의 실망과 좌절도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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