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명 홍천주재기자

예나 지금이나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지방자치단체는 SOC 확충을 통해 수도권이나 인접 대도시로의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지역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향상시킨다. 인근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권이나 문화여건 인프라를 교통망 확충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 역으로 대도시 주민들의 눈을 지역으로 돌려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국 지자체장 대부분 선거에 출마하면 지역 교통망 확충을 1번 공약으로 꼽는다.

하지만 철도망이나 교통망 등의 확충으로 향상된 접근성은 지역 인구를 인근 대도시로 오히려 밀집시키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2012년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는 KTX오송역이 세워졌다. 세종시와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충북의 새로운 성장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이후 현실은 순탄치 않았다. 2019년 기준 세종에서 오송으로 전입된 인구는 1603명에 그쳤지만 순유출은 2850명을 기록하며 전입보다 유출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OC 확충이 가진 이면의 모습 ‘빨대효과’가 인구 이동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강원도의 숙원사업이자 홍천군민의 열망이 담긴 용문∼홍천 철도망 구축은 현재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광역철도 신규사업이다. 여기에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도시권 광역 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이 철도의 착공이 더욱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홍천군수 후보자를 비롯해 도의원과 군의원에 도전하는 후보자 모두 용문∼홍천 철도 조기 착공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각 후보가 내세운 용문∼홍천 철도망의 필요성은 대부분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을 이뤄내 수도권 인구의 눈을 홍천으로 돌릴 수 있다는 데 있었다. 철도길을 따라 지역 인구 유입은 물론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청사진이 바탕에 있다. 하지만 용문∼홍천 철도망이 지역 인구 수 증가와 지역경제 발전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송의 예에서 봤듯이 SOC가 지닌 이면도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 홍천 인구감소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SOC 확충이 오히려 인구유출 가속화의 결과로 이어진다면 지역소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새롭게 홍천군정을 이끌어갈 민선 8기 출범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정부와의 연계성을 통해 용문∼홍천 철도망 구축에 의지와 자신감을 보인 군수 당선인인 만큼 철도 조기착공에 대한 기대감을 우선 걸어본다. 한편으로는 철도망을 통해 홍천의 자원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 외부의 에너지와 사람을 지역으로 끌어오는 희망의 철도를 놓아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민선 8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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