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자라고 있나보다

이 밤에



제 몸 축내는 줄 모르고 잘근잘근 씹으며

한 마리 초조한 짐승이 되어가는 데도 나는 모른다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누군가의 얼굴을 할퀼 수도 있고

가려운 등을 긁어줄 수도 있는



손톱이 자라고 있나보다



날 세운 눈빛이 가지런한 손가락을 타고 흐를 때

손톱 밑에 낀 것은 위로였을까 불안이었을까



어둠은 쉬지 않고 뿔을 키워내고

나는 그 위에 달빛을 덧칠하고



잘라내도 또 무심히 되살아나는



아린 속울음

허공을 찌르며 속으로 속으로 파고들듯이



이 밤 어디선가

손톱이 자라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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