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래 가톨릭관동대 책임연구원
▲ 김수래 가톨릭관동대 책임연구원

인사혁신처는 2019년 적극행정을 장려하고 소극행정을 근절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한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제정했다. 소극행정 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신고를 받아 기관별 감사부서에서 즉시 처리·조사하도록 한 것이다.

소극행정은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서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거나 권익을 침해하는 업무 행태다. 유형으로는 적당편의, 복지부동, 탁상행정, 관 중심적 행정 등이 있다. 적당편의 행정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적당히 형식만 갖춰 부실하게 처리하는 행태, 복지부동은 합리적 이유 없이 주어진 업무를 게을리하거나 불이행하는 행태다. 탁상행정은 법령이나 지침 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과거 규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거나 기존의 불합리한 업무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소극행정은 기업 투자유치와 지역경제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도내 한 지자체를 조사해보니 최근 5년간 행정소송 건수는 166건, 소극행정 신고 351건, 갑질행정 신고 83건으로 심각했다. 사례를 보면 공동주택을 건설할 계획인 수도권 한 기업은 토지를 물색하고 관련부서를 찾아 인허가가 가능한지 협의하면서 법률과 규정에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고 곧바로 토지를 매입, 인허가를 준비하면서 큰 사업비를 지출했다. 하지만 1차 도시계획자문위원회에서 사업 당위성과 지역 주택정책에 상응하지 못한다는 사유로 인허가가 부결됐다. 해당 기업은 곧바로 부결 사유를 보완해 2차 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으나 담당 부서는 ‘어차피 또 부결될 것’이라며 반려했다고 한다. 최초 담당부서와 충분히 협의한 후 규정에 맞게 접수했지만 위원회에서 부결됐다고 절차를 진행해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관행을 답습하는 소극행정이다. 이 기업은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적당주의로 예산을 낭비한 사례도 있다. 행정안전부 사례집을 보면 도로정비공사 담당자인 공무원 B씨는 도로정비 공사를 하면서 계약과 다른 저가의 물품이 설치된 것을 인지했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준공 처리했으며, 설계 과정에 과다한 품셈과 제반경비를 적용 발주,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이 공무원은 감봉 1월의 경징계를 처분 받았다.

반대로 민원업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적극행정 우수사례도 있다. 경기 고양시는 부동산 민원 편익증진을 위해 전국 최초로 개별 공시지가 문자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부동산 민원을 18편의 에세이와 1편의 소설로 만들어 e-book 제도를 창안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근무시간이 아닌 때에도 교부하는 제도로 민원 만족도를 높였다. 앞으로 국민생활과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소극행정은 사라지고 적극행정을 하는 공무원들이 많아져 국민들이 믿고 찾아가는 행정조직이 돼 줄 것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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