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식사 자리에 동석한 여성이 깻잎 장아찌를 쉽게 뗄 수 있도록 남편이 젓가락으로 도와준 행동은 비난받아야 하나. 춘천 출신 가수 노사연이 한 예능프로에서 제기해 이슈가 됐던 ‘깻잎 논쟁’은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도 이슈가 됐다. 다른 여성을 도와준다는 것은, 아내 입장에서 여간 서운하고 찝찝한 기분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깻잎을 떼어준다’는 다정한 행위는, 아내가 남편 친구의 어깨에 묻은 먼지를 손으로 털어주는 모습을 연상시킬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동석한 일행에 대한 단순한 배려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냥 별생각 없이 잡아 준 것인데, 말썽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젓가락을 이용해 깻잎을 뗀다는 것은 뇌가 가진 최고의 기술로, 자신의 배우자에게 몰입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설이다.

깻잎논쟁에 대한 해법도 눈길을 끈다. 깻잎을 만들 때부터 차곡차곡 쌓지 말고 꼭지 부분을 엇갈려 만들어야 한다는 요리 레시피에서부터, 그냥 2장씩 먹으라는 조언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논쟁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배우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라면, 희극적인 결말로 이어질 수도 있다.

SNS를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 논쟁은 점차 잦아들고 있지만, 깻잎은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고깃집, 횟집 등 식당에서 빠질 수 없었던 상추 가격이 폭등하자 도내 일부 식당은 깻잎만 내놓거나 배달시 쌈채소 가격을 더 받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춘천의 한 횟집은 배달 앱 안내문을 통해 “상춧값 폭등으로 당분간 깻잎만 나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고객들은 왜 깻잎만 나오느냐고 푸념을 하고, 싫어하는 꼬마 손님들은 투정을 한다. 대표적인 국민채소 중 하나인 깻잎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딱한 신세가 됐다. 깻잎은 죄가 없는데, 이래저래 원망만 듣는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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