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 억제책 속속 완화, 비수도권 공동화 가속 우려

정부의 수도권 중심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도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에 이어 수도권 지역 공장 신·증설 요건도 완화됐습니다. 서울·경기 지역의 규제 완화는, 국토 균형발전을 포기하고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내년 강원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강원의 입장에선, 발전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도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은 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규제 완화입니다. 교육부는 대학이 첨단 분야 학과 신·증설시 교원 확보율만 충족하면 학부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지만 차이가 이미 벌어진 상태여서 비수도권 대학과의 간극을 더 벌리는 정책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정부는 경기 평택·용인 반도체단지의 인프라 구축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는 등 기술개발·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를 결정, 강원도가 중점 추진 중인 반도체 공장 유치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예고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경기 가평·양평 등) 내 공장의 신·증설 제한 완화를 골자로 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대표되는 과밀 억제정책은 사실상 해제돼 비수도권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됩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의 경사를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수도권이 규제의 빗장이 풀릴 조짐을 보이자 반대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강원·영남·호남·제주·충청권 시민사회단체, 전국대학노동조합 등은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수도권 위주의 성장개발을 더욱 촉진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역대학 정상화 촉구 단체 연합’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학과 수도권 증원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 조기 이행을, 정부 출범 후에는 ‘지방시대’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정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수도권 공화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정부의 수도권 중심 규제 완화 기조가 지속된다면 비수도권의 공동화와 소외감이 심화할 것은 자명합니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정책을 통해 실천해야 합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