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수 시인 서거 77주기에 즈음하여

▲ 정인수 제3·5대 도의원
▲ 정인수 제3·5대 도의원

올해도 어김없이 대지를 녹여버릴 듯 작렬하는 태양의 계절 8월이 찾아왔다. 8월은 강릉 출신의 민족시인 심연수가 유명을 달리한 달이기도 하지만 사후 55년만인 지난 2000년 8월 강원도민일보에 의해 세상에 존재가 알려진 달이기도 하여 각별하다.

심연수는 강릉 난곡동에서 태어나 일곱 살 되던 해 부모를 따라 일제 강점기 식민지를 피해 러시아 땅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을 유랑하다가 용정에 정착하여 생활했다. 그러던 중 불행하게도 8·15 해방을 불과 일주일 앞둔 1945년 8월 8일 낯설고 물선 중국 간도에서 일본인에 의해 피살된 비운의 주인공이다.

이때 그의 나이 27살이었으니 요절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그곳에서 문학에 정진하면서 시와 소설, 수필 등 수백편의 작품을 남겼다. 2000년 7월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조선족 문인들이 주축이 되어 발간한 ‘20세기 중국문화사료전집심련수문학편’을 계기로 그의 작품들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러한 유고가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동생 호수가 형이 남긴 작품을 55년간 고이 간직한 덕분이었다. 이때 필자는 강원도의원으로서 연변조선족자치주와 조선족 학생 모국(강원도) 초청행사를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과정 속에 현지 용정에서 심연수 시인의 존재를 접했다. 당시 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문화부장(현 논설실장)에게 가지고 온 자료를 넘겨주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해 2000년 8월 16일자 광복특집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강릉과 강원도 전역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나는 지역구 수산관계인들과 용정을 방문할 기회를 활용, 용정시 당국의 협조로 심연수의 동생 호수 내외를 한 음식점으로 초청하여 오찬을 대접하면서 인고의 세월 속에 처절했던 가족사와 한 맺힌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이때 호수가 무척 강릉을 동경하는 것을 알고 당시 심기섭 강릉시장과 협의해 심씨 대종회에서 초청하는 형식으로 귀환을 추진했다.

이 사이 나를 비롯해 최명희 당시 강릉부시장, 장병현 문인협회장, 박미현 문화부장 등이 본격적인 선양사업 추진을 위해 현지 문인들과 접촉하는 한편 동생 호수 가족을 방문해 심기섭 시장이 마련한 금일봉을 전달하면서 심씨 대종회에서 귀국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이후 호수의 강릉 방문은 실제 성사됐다. 호수는 강릉 방문에서 내게도 고맙다면서 중국산 모시 한 벌을 가지고 인사차 찾아왔었다. 심연수 선양사업 초창기에 심씨 대종회와 고 심기섭 시장, 후일 최명희 시장의 예산 지원과 후원 등 적극적인 협조가 컸음은 물론이다.

이에 못지않게 강원도민일보는 22년 동안 꾸준히 심연수 선양사업을 위해 지면을 대폭 할애하고 지속적인 발굴 작업과 각종 문화 사업을 선도했으므로 당연한 일등공신이자 수훈갑이라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강원도민일보가 제보와 협조 요청에 관심을 두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심연수 선양이 제대로 존재할 수 있었을까 싶다. 특히 박미현 논설실장의 공적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또한 이후 강릉 출신 문인들의 선양사업 기여 역시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강릉향토문화전자대사전 심연수 시인 선양문학축제 편에 사실을 왜곡, 과장한 꼼수에 일침을 가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유치찬란한 먹물들의 행태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2018년 뒤늦게 문제가 되자 지금은 왜곡한 부분이 자취를 감췄지만 오점이 아닐 수 없다. 무릇 기록은 하나의 역사이기에 정직해야 한다.

심연수 선양사업은 100년 전 용정에서 동시대를 함께 살았던 윤동주 시인과 같은 레벨에서 정저와(井底蛙)가 아닌 스펙타클하게 추진되어야 하며 중·고·대학생들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기필코 성사시켜야만 한다. 교과서 편찬위원회 등에 확인 결과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추진에 따른 새로운 알고리즘과 적극적인 의지이며 사명감일 것이다. ‘심연수 시인 서거 77주기’를 맞아 삼가 명복을 기원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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