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용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최재용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가 7월 기준으로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실업률도 2.9%로 23년 만에 최저였다고 한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데 고용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다니 매우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일각에선 이를 ‘성장없는 고용’이라 부르며 그 특이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살아나고 노동시장 참여가 늘면서 고용이 활기를 띤 데 원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이처럼 고용의 양적 회복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최근 수요 회복은 코로나 충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므로 고용 역시 단기적 호조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또한 거듭된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다시 둔화되고 고용 역시 부진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예측도 많다. 최근의 고용 훈풍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는 견해 중에는 취업자 증가 중 상당 부분이 고령층 또는 단기직이어서 고용의 질적 측면에서는 개선이 크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그렇다면 강원지역의 고용은 어떨까? 강원지역 고용시장도 국내 흐름과 마찬가지로 고용률이 상승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 수는 작년 2분기 증가 전환한 이후 계속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고용률은 상반기 중 60.7%까지 상승하여 코로나 이전 수준(2019년 상반기 60.9%)을 거의 다 회복했다.

실업률도 작년 상반기 4.3%에서 금년 상반기 3.6%까지 하락하는 빠른 개선세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전국과 마찬가지로 고용 훈풍의 이면에 숨은 문제점 또한 적지 않은데, 가장 큰 문제는 지역 내 고용시장의 양극화 심화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권기백 과장)가 팬데믹 이후 강원지역 고용의 특징을 살펴본 결과 상대적으로 일자리 기회가 많고 구인·구직 미스매치도 낮은 거점도시(춘천·원주·강릉)는 코로나로 인한 취업자 수 감소를 빠르게 회복한 반면, 비거점도시는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게 나타났다. 특히 청년·중년층의 취업이 거점도시에서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했으나 비거점도시는 여전히 부진세를 면치 못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도 거점도시에서는 상용직이 회복을 주도한 반면 비거점도시에서는 임시·일용직이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들은 거점, 비거점 할 것 없이 전지역에서 부진하여 자영업 비중이 높은 지역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었다.

이 같은 고용의 양극화 흐름은 코로나 이후에만 나타난 문제는 아니다. 이미 구직활동을 위한 역외 또는 지역 내 거점도시로의 인력이동이 심화되면서 비거점도시의 인력 공동화와 구인·구직 미스매치 문제, 나아가 지역소멸 우려까지 큰 난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더 심해진 역내 고용의 양극화를, 우리는 지역소멸 우려를 더는 중장기 과제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옐로티켓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비거점도시의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구인·구직 미스매치를 줄이는 길만이 강원지역 고용의 질적 성장과 복원력을 높이고, 길게는 지역소멸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하고 싶다.

고용의 양적지표만 보지 말고 역내 기업체 분산 유치, 전략제조업 육성 등을 통한 구직수요 분산, 청·중년층 대상 직업교육 강화 등 고용의 질적 개선 노력을, 특히 비거점도시 위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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