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관현 강원도의원
문관현 강원도의원

‘강원도’라는 이름 앞에는 청정지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아름다운 산과 계곡을 품고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강원도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유산의 보고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도내 곳곳에 산재한 폐광 지역은 현재 폐수와 각종 유해 오염물질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6∼70년대 온 국민의 겨울 난방을 책임졌으며, 산업 입국의 원동력이 되었던 석탄 광산이 지금은 청정자연을 오염시키고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주범이 되어버린 것이다.

1989년 시작된 석탄합리화사업으로 현재 전국 400여 개의 광산이 폐광되었고, 2024년 폐광 예정인 장성광업소에 이어 삼척 도계광업소도 2025년 조기 폐광을 앞두고 있다. 폐광으로 인해 지역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가 침체하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으나,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폐광에 따른 환경복구의 미비로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폐광된 광산 자체도 문제지만 함께 운영되었던 선광공장이나 정련소를 통해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포함된 폐수가 대량 유출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 폐광된 태백광업의 경우 태백시 화전동에 소재한 일명 싸릿골 폐갱구에서 폐갱 내수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와 바닥에 흰색 침전물이 쌓이고, 폐갱내수의 알루미늄 성분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하천 바닥에 백화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태백광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폐광지역 대부분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앞으로 폐광이 예정된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21년 산업통상부가 실시한 제4차 광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휴·폐광산 3300개 광산중 7181개소에서 광해가 발생해 산림훼손, 지반침하, 토양오염 등 각종 환경피해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폐광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주민 피해는 이미 심각한 지경이 되었으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다면 광해에 대한 대응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광산피해의 방지 및 복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광해방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광해방지시책’을 추진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도지사가 ‘폐광지역환경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산림·식생(植生)·생태계·수자원 등 자연환경에 관한 사항, 폐광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관한 사항, 인구, 산업, 상하수도 등 사회 환경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중장기적인 환경조사 및 대책을 수립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즉 중앙정부와 강원도에서 폐광에 앞서 중장기적인 환경영향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민 모두가 목도하고 있는 바와 같이 광산피해 방지사업은 사후약방문처럼 폐광 후에야 뒤늦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본적인 해결은커녕, 날이 갈수록 피해가 누적되어 가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코앞으로 다가온 장성광업소와 삼척 도계광업소의 폐광으로 얼마나 더 큰 환경오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광해 방지계획 및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정부와 강원도는 지금이라도 폐광 이전에 면밀한 환경조사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토양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및 인근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 실태와 같은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조사와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도민들의 뜻을 모아 폐광으로 인한 근본적인 광해방지 대책의 수립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관련 주체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요구한다. 광해방지사업을 시행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폐광 이후 복구계획을 수립하는 현재의 관행을 버리고 폐광 전 사전 계획을 면밀히 수립, 폐광과 동시에 복구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실효성 있는 예산을 배정하고 광해 방지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강원도 역시 도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터전을 보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광해 방지 현안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도 전체, 더 나아가 전국의 국토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국가적인 의무이자 과제이기도 하다. 관계 당국의 인식 개선과 피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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