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잠을 깨워 부추기던 성당의 종소리도

공해로 얼룩져서 벙어리가 다 된 지금,

저 종을 빠져나갔던 종소리는 무엇을 할까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던 그 신부님,

노을 속 기러기처럼 떠나가고 안 보이는데

저 종을 한번 치면은 다시 돌아 올까나?

가을이면 종탑 아래 빨알간 사루비아꽃

종소리보다 더 붉게 내 가슴을 흔들더니

이제는 붉은 벽돌이 종소리처럼 박혀 있다



저 종은 언제 다시 소리를 되찾을까

저 종은 언제 다시 사랑을 부르짖을까

하느님 거룩한 말씀을 언제 다시 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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