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갈옷만 입으셨던 할머니는

고운 옷을 해 입혀도 뻣뻣했다

꽁꽁 묶어 입관하고 돌아와 보니

고향 집 마당에 감나무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묶여 있다

쓸모없는 늙은이는 빨리 죽는 게 상책이여

할머니가 중얼대던 소리로 감들은 잔뜩 위축되었나 보다



어차피 익어도 떫을 것들

풋감일 때 따내어 마구 빻는다

공이질을 견디다 못한

감은 푸른 거품을 내뱉는다

거친 밭일에도 등덜미의 땀을 들키지 않던

앙다문 할머니 입가에도 자주 거품이 일었다

버려도 좋을 옷을 찾아 감물에 치댄다

할머니는 밭을 갈다가

시접 안쪽까지 흙투성이가 되었지만

언뜻 보면 태가 나지 않았다

돌밭과 다름없는 발색을 위해

솔기를 벌려 안쪽까지 박박 문질러댄다



돌쟁이 업고 살아왔던 홀어미의 삶이

적셔졌다 말랐다를 반복한다

앞뒷면 골고루 뒤집히고 바람에 견디며

빳빳하게 말라간다

떫기만 했던 것들이 땡볕을 맞으며

붉은 황토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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