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의 서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향과 맛을 기준으로 ‘1능이 2송이 3표고’로, 혹은 ‘1송이 2능이 3표고’로 부른다. 자연산인 경우 표고를 1등으로 쳐주기도 한다. 하지만 거래 가격으로 본다면 송이가 맨 앞자리를 차지한다. 값이 좋은 해엔 1등급 1㎏에 120만~140만원에 이른다. 이렇게 비싼 것은, 적은 채취량과 소비자의 선호도 때문일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송이가 귀해졌던 것도 이유일 것이다. 1970년대 양양 송이는 비싼 가격에 일본으로 전량 수출돼 지역 주민들도 맛을 보기 힘들었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엔 매년 2만여명의 일본인이 양양송이축제에 참가할 만큼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양양 송이는 ‘송이 중의 송이’로 정평이 나 있다. 올가을 양양송이는 역대 최고가인 142만3800원을 기록하며 몸값을 자랑했지만, 하루 반입량이 100㎏ 이하로 크게 줄면서 조기에 공판을 종료했다. 그래도 읍내 송이 요리 음식점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양양 송이 유통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양양속초산림조합이 이번엔 표고 생산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다. 톱밥을 주원료로 만든 배양토인 배지(培地)를 활용해 고품질 표고를 재배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에 건립된 톱밥 배지 공장에는 표고버섯 농가와 전문 인력이 참여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배지는 모두 양양지역 표고버섯 생산 농가에 배급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영양분이나 맛에 있어 표고는 송이나 능이에 뒤지지 않는다. 혈압 상승 억제 물질 등 각종 약리 작용 성분이 발견돼 건강 증진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항암 물질인 렌티난(lentinan)을 함유해 암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말린 표고를 10대 항암 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송이로만 알려진 양양에 양질의 표고버섯이 출시되면, 명실상부한 버섯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양양 표고의 자존심을 높일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수영 논설위원

sooyoung@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