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씀바귀 

시인의 눈에 비친 씀바귀는? 김인자 시인은 ‘내 사랑을 쓰게 만드는 식물’로, 문병란 시인은 ‘맹물로 피를 만드는 모진 분노’로 묘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시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씀바귀는 강한 쓴맛으로 기억됩니다. 특히 문병란 시인은 그의 시 ‘씀바귀의 노래’에서 “달콤하기가 싫어서/…/온몸에 쓴 내를 지니고/저만치 돌아앉아/앵도라진 눈동자/결코 아양 떨며 웃기가 싫어서/…/뿌리에서 머리끝까지 온통 쓴 내음/어느 흉년 가난한 사람의 창자 속에 들어가/맹물로 피를 만드는/모진 분노가 되었네”라고 노래합니다. 쓴맛이 좋아서가 아니라 ‘달콤하기가 싫어서’ 쓴 내를 품었다는 씀바귀! 이 식물이 계절의 향기를 더 짙게 여밉니다.

잎과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 씀바귀는 고채(苦菜), 황과채(黃瓜菜), 쓴나물, 싸랑부리, 씸배나물, 쓴귀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봄나물로 꼽힙니다. 특유의 쓴맛과 풍미로 ‘이른 봄 씀바귀를 먹으면 그해 여름을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뿌리를 캐 나물로 무쳐 먹는데 쓴맛이 강해 찬물에 오랫동안 우려낸 뒤 조리하면 좋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무침 나물 외에 튀김과 지짐이 등 별미로 챙겨 먹는데 초봄에 돋는 어린잎도 같은 방법으로 식탁에 올립니다.

약재로 쓸 때는 뿌리와 잎을 말려서 1회에 2∼4g씩 물에 달여 마시며 상처가 났을 때는 생즙을 짓찧어 바릅니다. 한방에서는 소화불량, 폐렴, 간염, 타박상, 종기 등에 주로 처방하는데 섬유질과 칼륨, 칼슘, 비타민C, 당질이 풍부해 민들레와 함께 위를 튼튼하게 하는 식물로 꼽힙니다. 또 소화 기능을 돕고 심신을 안정시키며 면역력을 키워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이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쓴맛을 내는 이눌린은 항암 및 당뇨 치료에 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예방해 성인병 치료제로 요긴하게 쓰입니다.

생명력이 강해 ‘민초의 나물’로 자리 잡은 씀바귀는 어디에서나 잘 자라지만 양지바른 언덕이나 모래가 섞인 밭둑에 밀생하며 곧고 길게 뻗은 뿌리일수록 손질하기 좋습니다. 쓴맛이 강해 매실 효소 또는 꿀을 넣어 무치면 별미 중의 별미로 손색이 없습니다. 성인병에 시달리는 인구가 늘면서 음식과 산야초, 명상으로 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자연치유 요법이 인기를 끕니다. 주위에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씀바귀가 자연치유 식물로 제격이겠다 싶습니다. 여러해살이니 오래 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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