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다가 생을 마감한 뒤 거둘 사람이 없어 나중에 주검이 발견되는 쓸쓸한 죽음이 늘고 있다. 이달 중순 강릉에서도 80대 노인이 아파트에서 숨진 뒤 요양보호사의 신고로 발견되기도 했다. 죽음마저도 잊히는 전형적인 ‘고독사(孤獨死)’이다.

고독사의 원조격인 일본에서는 근년에 관련 서적 출간이 줄을 잇고 있다. ‘고독사 대국’이라는 제목의 책까지 나왔으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고독·고립 담당 장관’까지 임명했다. 영국이 2018년에 ‘외로움부 장관’ 직을 신설한 데 이어 세계 두번째다. 일본 내에서 연간 3만명 이상이 고독사로 외롭게 생을 마감하고, 그 가운데 70%가 65세 이상 노년층이라고 하니 초고령사회의 그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가구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00만 가구를 넘어섰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는 연령대는 60대이다. 60대 1인 가구는 1년 새 13.2% 급등했고, 특히 남자의 증가율(15.6%)이 두드러졌다. 고독사 위험군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이나 신분, 직업을 알 수 없는 ‘무연고 사망자’ 집계는 있지만, 고독사는 아직 제대로 된 데이터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전국 17개 시·도 현황을 취합한 결과 고독사는 2019년 659명, 2020년 845명, 2021년 953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무연고사와 구분이 불분명하게 취합된 경우도 많다.

예로부터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을 일컫는 ‘환과고독(鰥寡孤獨)’을 잘 살펴 구휼 대책을 세우는 것은 선정(善政)의 최우선 과제였다. 맹자는 이것을 현군의 길이라고 했고, 조선 태조가 즉위 후 지방수령들에게 가장 먼저 주문한 것도 환과고독 대책이었다. 양극화와 가족 분화 등으로 빈곤과 결핍, 질병에 시달리다가 죽음마저도 외면받는 노인들의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해 목민의 대책이 더 절실한 겨울 문턱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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