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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횡성 풍수원성당 도내 최초·전국 4번째 본당 1910년 정규하 신부 성당 설립 유물전시관·십자가의 길 마련 올해 성체현양대회 100주년

한 세기 넘어 살아숨쉬는 성지, 마음의 짐 놓고가세요

2020. 02. 15 by 박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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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늦겨울이다.어느 해 보다 푸근한 한겨울을 보냈지만 전 세계에 번진 코로나19 공포에 여행객의 발길은 한기가 느껴지는 시기다.차디찬 바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 다운 여행도 제대로 다녀오지 못한 채 이 겨울을 보내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그렇다면 고요하면서 평안한 휴식을 찾아 떠나는 역사기행은 어떨까.강원도 최초의 성당이자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9호 ‘횡성 풍수원 성당’이 바로 그곳이다.


▲ 횡성 풍수원성당에 민속유물을 한 곳에 모아둔 유물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 횡성 풍수원성당에 민속유물을 한 곳에 모아둔 유물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풍수원 성당의 유래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 두메산골에 위치한 풍수원성당은 110년전 서양식 건물구조로 건립된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지로 유명하다.강원도 최초의 성당이자,천주교 역사상 네번째로 탄생한 본당이라는 점에서 역사성을 지닌 유형문화재이기도 하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피난처를 찾아 헤매던 교인들은 용인 일대에서 ‘물이 풍부한 곳에 있는 관청’이라는 의미의 강원도 산골짜기 풍수원에 자리잡고 화전(火田)을 하거나 옹기를 구워 생계를 일구며 80여년간 신앙공동체로 생활했다.이에 제7대 조선교구장 블랑주교는 1888년 당시 르 메르(Louis Bon Jules Le Merre) 신부를 풍수원으로 보내 그해 6월 20일 강원도 최초의 본당을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풍수원 성당을 이끈 주역은 한국인 사제 정규하 아우구스티누스 신부였다.그는 르 메르신부가 부임 8년만에 원주로 떠난 1896년 풍수원성당에 부임했다.정 신부는 선정할 때까지 47년간 오로지 풍수원 성당에서만 사역하며 학교를 세워 인재를 양성했다.특히 재임기간인 1909년부터 성당 건립에 들어가 1910년 한국인 사제가 지은 최초의 성당인 현재의 풍수원성당을 세웠다.

당시 남교우들은 산에서 나무를 베어오고 돌을 날랐으며 여교우들은 인근 산에서 진흙으로 벽돌을 찍고 가마에 구워 머리에 이고 날라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없었다고 전해진다.이렇게 신자들의 눈물겨운 정성과 땀으로 탄생한 성당이 풍수원성당이다.건축양식은 고딕-로마네스크-바실리카 형식이 어우러진 문화재로서,100년 이상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값진 신앙의 유산이다.

▲ 횡성 풍수원성당 십자가의길. 매년 성체현양대회 때 성체 강복이 이루어진다.
▲ 횡성 풍수원성당 십자가의길. 매년 성체현양대회 때 성체 강복이 이루어진다.
#성당 둘러보기

풍수원 성당은 횡성읍내에서 서원면 방면으로 18㎞ 떨어진 거리에 있다.공근농공단지~옥스필드CC를 지나 한적한 마을 오른편에 풍수원성당 표지판이 눈에 띈다.성당 본당을 둘러보기에 앞서 옛 분교터에 자리잡은 순례자 쉼터가 있지만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맞은편으로 성당 교우들의 농산물 무인판매장이 방문객을 정겹게 맞이한다.

이곳에서 주차하거나 조금더 올라가면 소박하고 단정한 풍모의 건축물이 보이는데 바로 풍수원 성당이다.종탑까지 30m 가량의 높이에 전체 건평이 120평에 불과하지만 100여년전 지어진 건물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서양식 벽돌의 세련미도 느껴진다.아름드리 고목과 어우러진 성당의 풍경은 굳이 신자가 아니더라도 편안함과 위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한다.실제 성당을 배경으로 러브레터,학교가자 등 영화나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다.

본당 옆으로 돌아가면 1912년 건립된 옛 사제관이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2층건물로 세워져 있다.현재는 유물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성당의 역사와 정규하 신부의 일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이곳에서는 거실을 사이에 둔 방배치와 서재를 보며 당시 사제들의 주거생활도 엿볼수 있다.

사제관을 나와 가던길을 따라 올라가면 평화의 예수상과 새롭게 조성한 유물전시관이 나온다.유물전시관은 최수복(80)씨가 기증한 옛 선조들의 민속유물이 대거 전시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풍수원 성당을 찾은 순례자라면 반드시 걸어보고 싶은 길이 성체동산으로 향하는 십자가의 길이다.성당 본당 왼편으로 판화가 이철수 화백의 예수 일생과 고난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길 14처’의 그림을 감상하며 한걸음씩 오르는 길은 도시인들에게 힐링코스로 제격이다.특히 이 길은 해마다 개최되는 성체현양대회 때 성체강복이 이루어지는 곳이며 정규하,김학용 신부의 묘역이 있어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한다.

▲ 1912년 건립된  풍수원성당 옛 사제관. 현재는 유물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 1912년 건립된 풍수원성당 옛 사제관. 현재는 유물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100년간 이어져온 성체현양대회

풍수원 성당 건립 이후 1920년부터 해마다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고 감사의 미사를 드리는 성체현양대회가 매년 6월 거행되고 있다.천주교 춘천·원주교구 신자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의 신자가 성지순례를 겸해 참가해 신앙인으로 살아갈 다짐을 하고 있다.이 대회가 올해로 100년째를 맞는다. 박창현 chpar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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