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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고향살이 양양 찾는 서퍼들과 계곡트레킹 프로그램 기획 관광두레 PD·산림청 그루매니저 발탁 프리랜서 작가·유튜버·요리사 등 양양 정착 조합원들과 책도 발간 정보부족 문제 해결 합심

양양에 살러 왔는데요…

2021. 11. 12 by 최훈

광고대행사 AE,대기업 브랜드마케터,관광두레사업 PD,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매니저…대부분 생소한 직업이지만 이 모두가 이제 막 마흔을 갓넘긴 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이 거쳐온 직업이다.이뿐만이 아니다.김 이사장은 이 외에도 자영업,공공근로,복지시설 운전기사 등 젊은이가 가졌을 직업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일도 경험했다.

#1. 다양한 직업과 함께한 서울살이 청산 고향행

양양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하고 강릉고를 거쳐 대학부터 서울생활을 시작한 김 이사장이 고향 양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15년 5월.

광운대 신방과에서 광고를 전공한 김 이사장은 광고대행사에서 첫 직장을 얻은 이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업무를 담당했다.서울에서의 마지막 직업은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한 대기업에서 2년간 브랜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지만 ‘평생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접고 무작정 고향으로 향했다.

집에 머무르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공근로와 파트타임으로 운전대를 잡기도 한 김 이사장은 고향집 일부를 직접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할 공간을 만들었다.처음 지인들을 초청해 머무르게 했던 게스트하우스는 이후 서퍼들까지 찾는 공간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통로가 됐다는 것이 후일담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에서 마지막 직장이었던 회사의 아웃도어 스쿨 운영경험을 살려 ‘계곡트레킹’이라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기획해 공정여행을 진행했다.서퍼들이 바다와 함께 산간계곡도 찾게 하는 ‘톨게이트’ 역할을 하기 위해 기획한 계곡트레킹 경험을 바탕으로 김 이사장은 2017년 관광두레 PD에 이어 올해 산림청의 일자리발전소 그루매니저로 발탁됐다.


#2. 커뮤니티 필요성 인식, 양양청년협동조합 결성

하지만 관광두레 PD와 그루매니저는 그에게 농어촌지역의 또다른 실태와 한계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두 직업 모두 주민들이 관광관련 사업체를 만들 수 있도록 코치와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것이 임무인데 양양은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부재로 관광사업으로 창업을 하려는 수요가 거의 없었던 것.

‘지역에는 왜 청년층이 없을까’하는 문제를 고민하던 김 이사장은 결국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양양청년협동조합을 결성했다.시골일수록 청년 숫자도 부족하지만 그보다 정보부족이 더 문제라는 점도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동기가 됐다.

양양청년협동조합에는 프리랜서 작가,서핑전문 유튜브 채널 운영자,요리사,공방 대표 등 6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본인과 비슷한 나이에 양양에서 정착한 청년들을 만나면서 주거,육아,생활기반시설,문화혜택 부족 등 공통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김 이사장은 지난 7월 이들 조합원이 양양에 오게된 인연과 정착하게 된 계기 등 각자의 사연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 ‘양양에 살러 왔는데요...’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3. 펜드로잉 경험 살려 폐보드 활용 ‘아트웍’ 제작, 로컬 한계 극복 노력

벽화와 펜드로잉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이사장이 최근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있는 분야는 버려지는 서프보드를 활용한 다양한 작업이다.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지만 전국에 130여개의 서핑샵이 있고 이 가운데 100여개가 양양에 자리잡고 있는데 샵 마다 매년 5~20여개의 폐보드를 배출하고 있다.결과적으로 양양에서만 적어도 매년 1000개 이상의 폐보드가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치클린 활동을 하는 서퍼들이 환경의 보전과 보호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폐보드에 대한 고민과 대안은 없다는 것이 조합원들이 판단이다.‘우선 어떻게든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보드에 그림을 그려넣어 장식이나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하기도 하고 테이블,의자,벤치 등 가구로 재탄생 시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서프보드는 크게 하드와 소프트로 나뉜다.스티로폼 표면을 에폭시로 처리한 하드보드는 가격이 비싸고 파손되는 일도 적은데다 수리가 가능해 폐보드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하지만 문제는 스펀지 보드라고도 불리는 소프트 보드인데 강도가 약해 가구로 만들기에도 한계가 있어 조합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결국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아트웍’은 산업폐기물인 폐보드에 대한 완전한 문제해결이 아니고 폐보드에 대한 서퍼들의 인식개선과 쓰레기로 버려지는 시간을 버는 정도라는게 그의 생각이다.폐보드를 활용한 ‘아트웍’으로 본의 아니게 환경운동가가 돼 가고 또 그렇게 비춰지고 있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다는 김 이사장은 “양양서 벌어지는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해결하자”는 것이 양양청년협동조합의 모토라고 강조한다.“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지역에 없는 새로운 산업군을 만들고 싶습니다.지역이 갖고 있는 로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아직은 부족한 자금력으로 좁은 사무실과 지하공간 작업실에서 출발한 양양청년협동조합 김 이사장의 꿈은 그의 나이만큼 젊고 당당하다. 최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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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woong05 2021-11-28 11:07:52
자신이 평생 하고픈 일을 하기 위해 내려온 결단력도 대단하지만, 그 하고픈 일이 환경을 살리는 폐보드 꾸미기라니 정말 같은 나라 사람으로서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