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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걷자 북한강 - 살랑교와 꺼먹다리 화천 사진명소 ‘살랑교’ 연내 준공 북한강 계절마다 다양한 풍광 연출 ‘산소 100리 길’ 방문객 휴식 선물 숲길 잇는 40㎞ 자전거 코스 제격 슬픈 역사 ‘꺼먹다리’도 운치 만끽

살랑바람 불면 초록 번지는 강 길이만큼 깊은 사연 품고 흐른다

2021. 11. 19 by 이수영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은 철원 금성천을 거쳐 화천 파로호와 춘천 의암호를 지나 양평 두물머리로 이어진다.강은 이곳에서 남한강과 만나 한강을 만들어 서울 한 가운데로 의연히 흘러간다.만나고 이어지는 강은 많은 사연과 풍경을 품고 있어 그 길이만큼 깊은 역사를 담는다.물길이 시작되는 화천 북한강 상류는 계절마다 모양을 바꾸며 다양한 표정을 드러낸다.강의 운치를 제대로 느끼기엔 도로를 세로로 따라가며 차창 밖으로 강줄기를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화천에는 강을 가로질러 횡으로 걸어가며 즐길 수 있는 다리가 2개 있다.최근 만들어진 북한강 인도교와 일제 강점기에 놓여진 꺼먹다리가 그것이다.

화천읍 대이리와 간동면 구만리 사이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인도교는 총 길이 290m,폭 3m에 이르는 사람과 자전거만 통행이 가능한 교량이다.지난 2018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인도교의 이름은 최근 ‘살랑교’로 정해졌다.다리로 이어지는 마을이 살랑골이기 때문이다.교량 중간에 아치형 대형 구조물이 설치됐고,인근 북한강 풍광이 뛰어나 최고의 사진촬영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120m 구간의 교량 바닥에 투명한 강화유리를 설치해 마치 북한강 수면 위를 건너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연내 준공될 살랑교는 산 아래 산소길로 연결돼 북한강의 풍경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 2018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인도교의 이름은 최근 ‘살랑교’로 정해졌다.
▲ 2018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인도교의 이름은 최근 ‘살랑교’로 정해졌다.

‘산소(O2) 100리 길’은 북한강 비경의 백미로 꼽힌다.총연장 42.2㎞에 달하는 산소길은 2015년 문을 연 이후 매년 수 만명의 사람들에게 휴식을 선물하고 있다.산소길은 원시림을 관통하는 숲속길,물 위를 지나는 물길,연꽃길,수변 등을 꿰고 이어진다.길이가 40㎞에 달해 자전거로 즐기기에 제격이다.수면은 잔잔하지만 가끔 살랑바람이 불면 초록으로 번진다.해질녘이면 파란 하늘 서쪽부터 서서히 붉게 물드는 광경이 강에 비춰 장관을 연출한다.호수와 주변 산자락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는 순간 머리를 아득하게 만들지만,곧 몸 속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듯한 청량감을 선물한다.

▲ 북한강 꺼먹다리
▲ 북한강 꺼먹다리

화천읍 대이리 북한강 상류에 위치한 꺼먹다리는 콜타르를 입혀 검게 뻗은 상판은 건축 연대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잘 정돈돼 있다.장방형의 목재를 사선으로 촘촘히 연결한 다리는 산 쪽으로 204m 가량 이어져 원근감이 돋보인다.

매끈하게 직선으로 펼쳐진 상부와는 달리,군데군데 허물어지고 상처 입은 콘크리트 교각은 이 구조물의 파란 많은 이력을 상상하게 한다.다리는 화천댐과 화천화력발전소를 짓기 위해 건설됐다.일제는 모노레일을 통해 소양강과 화천을 연결,댐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물자를 조달했다.당시 꺼먹다리는 댐 건설에 가장 중요한 수송로 역할을 했다.한국전쟁 당시 꺼먹다리 일대에서는 화천발전소를 차지하기 위한 남북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일진일퇴의 살육전으로 수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다리 아래 강은 핏빛으로 물이 들었고,중공군과 북한군,아군의 시체가 산을 이뤘다.아군이 북진할 땐 불도저로 시체를 밀어내며 진군을 했다고 한다.그러나 꺼먹다리는 건재했다.남북 모두 이 교량을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하고 치열한 전투 중에도 폭파하지는 않았다.그래서 콘크리트 교각엔 총탄 자국만 남아 있다.

이수영 sooyou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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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woong05 2021-11-28 11:08:58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었던 다리였군요. 과거부터 우리 선조들의 든든한 다리가 되었었고, 지금은 그 선조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된 고마운 다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