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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횡성군 갑천면 어답산 무릉원 비포장 3㎞ 지나 나타나는 오지 산장 왕규오 대표 직접 목재건물 짓고 가꿔 ‘절세미산’ 자리잡아 마니아 사이 입소문 숙박비는 자율, 최대 20명 한팀만 수용 겨울철 산장 아궁이불 또하나의 즐거움

전기가 없어도 호롱불로 충분 휴대전화 없어도 자연과 교감

2021. 12. 10 by 박창현

횡성군 갑천면 어답산 무릉원 산장 겨울 설경.
횡성군 갑천면 어답산 무릉원 산장 겨울 설경.

#횡성의 오지, 어답산 무릉원에서 전기없이 지내기

“혹시 전기가 없는 오지에서 묵어보셨나요? 휴대전화가 먹통인 곳은 어떤가요?”

말그대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온다. 올해도 쉴틈없이 한해를 달려왔다.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도 성장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었다. 피로를 당연한 일과로 받아들이는 도시민들. 이제 그만 쉬어가자.

마지막 남은 휴가를 횡성의 오지로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아니면 나홀로 말이다. 단, 그곳은 ‘전기’가 없다. 그래서 더 편안하다. 이른바 ‘멍때리기’에 딱 좋다. 지긋지긋한 휴대전화도 이곳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내몸을 자연에 맡기고 내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횡성 어답산 무릉원으로 안내한다.

어답산 무릉원으로 가는 길. 비포장 임도를 타고 3km 가야 한다.
어답산 무릉원으로 가는 길. 비포장 임도를 타고 3km 가야 한다.

#어답산 자락의 자연치유 힐링쉼터

횡성군 갑천면을 감싸고 있는 해발 789m의 어답산은 진한의 태기왕을 쫓던 박혁거세가 이 산에 들렀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갑천’의 유래도 태기왕이 피묻은 갑옷을 이곳 계천에서 씻었다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산기슭에는 횡성호를 품고 있어 절세미인에 견주는 ‘절세미산’(絶世美山)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갑천면 병지방2리 어답산 자락에 ‘어답산 무릉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내비게이션으로 찾을 수 없다. 횡성읍에서 갑천면 병지방오토캠핑장으로 가다가 오른쪽 하천쪽 코구멍다리를 건너 병지방MTB길로 빠지는 임도방면으로 들어서야 한다. 여기서 3㎞ 가량 비포장도로를 가야 어답산무릉원 산장 ‘마음터’에 도착할 수 있다. 도보로는 50분 가량 걸린다.

이제부터 전기도 없고, 휴대전화도 먹통이 되는 신세계에 빠져들어야 한다. 오로지 주인장 왕규오 대표와 순진하기 그지없는 강아지 두마리가 손님을 맞이한다. 이제 정말 마음을 비우고 어둠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전기 없이 호롱불로 생활하는 어답산 무릉원 산장 ‘마음터’ 실내 전경. 박창현
전기 없이 호롱불로 생활하는 어답산 무릉원 산장 ‘마음터’ 실내 전경. 박창현

#밤을 밝히는 호롱불

어답산무릉원 산장 ‘마음터’는 2010년부터 4년여간 야산을 개간, 목재건물로 지어졌다. 경기 용인에서 조경업을 하던 왕규오 대표가 도시생활을 훌훌 털고 이곳에 제2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전기 연결도 고민했지만 마음을 접었다.

현재 숙소로 이용하는 마음터가 2014년부터 운영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야생(野生)을 즐기려는 마니아까지 구성됐다. 오로지 불빛이라면 투명하게 빛나는 달빛과 호롱불뿐이다.

어답산 무릉원의 호롱불.
어답산 무릉원의 호롱불.

숙소는 아궁이에서 장작불을 지펴 지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식수와 화장실, 취사도구는 현대식이다. 방문객은 무릉원에서 머무는 동안 먹을 끼니만 준비하면 된다. 식수는 산 정상 바위에서 내려오는 약수물을 산장까지 끌어와 수돗물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물맛이 남다르다.

숙박비는 정해진게 없다. 자율이다. 본인이 힐링한 만큼 부담하면 된다. 최대 20명 안팎까지 수용 가능하다. 10명 내외의 소규모 모임을 예약하거나 휴식이 필요한 부부가 다녀가기도 한다.

어답산 무릉원의 설경.
어답산 무릉원의 설경.

#아름다운 별천지 ‘감탄’

요즘처럼 겨울철로 접어들때면 오후 5시쯤이면 해가 지고 어두운 그림자가 깔린다. 오후 7시가 넘어서면 밤하늘에는 별천지가 된다. 여름 한철에는 반딧불이도 춤을 춘다. 눈부신 밤하늘이라는 감탄사가 여기서 나온 듯 싶다. 달과 별이 내 눈동자를 통해 마음 속 깊은 곳에 잊혀져가는 동심을 자극한다.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보통 봄철부터 가을철에는 산장 주변 산나물과 약초를 채취하는 재미가 있고 겨울철에는 그림같은 설경도 좋지만 아궁이불에 달궈지는 군고구마와 군밤을 먹을 수 있는 또하나의 즐거움이 있다. 당연히 따끈한 핸드메이드 커피가 빠질 수 없다.

10여년째 전기 없이 지내고 있는 왕규오 ‘어답산 무릉원’ 대표.
10여년째 전기 없이 지내고 있는 왕규오 ‘어답산 무릉원’ 대표.

왕 대표는 어답산 무릉원 산장을 언제든지 비워주고 싶어한다. 이곳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싶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단 한가지 예약의 원칙이다. 오로지 숙박은 단 한팀만 가능하다. 자연과 힐링하기 위해 오지를 찾은 숙박객을 위한 배려이다. 타인과 접촉하지 않고 자연과의 대화만 허락하고 싶은 왕 대표의 신념이다.

왕 대표는 “전기도 안들어오고 휴대전화도 안되지만 절대 불편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도록 시기별로 문학과 음악이 가미된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창현 chpar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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