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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봄의 전령사 인제 고로쇠 인제 산촌마을 입춘 앞두고 고로쇠 수액 채취 준비 한창 1월부터 4월까지 본격 나서 미산계곡 고로쇠 수액 일품 1000년 전 통일신라시대 말 도선국사 참선 후 못핀 무릎 고로쇠 물 마시고 펴진 일화 뼈에 이로운 물 의미 ‘골리수’ 지금의 ‘고로쇠’로 된 계기 청정 인제산 무기질 다량 함유 뼈 튼튼하게 하는 등 약효 풍부

입안 가득 봄기운 한 모금

2022. 01. 21 by 진교원
▲ 고로쇠 축제서  고로쇠 수액을 먹고 있는 아이.
▲ 고로쇠 축제서 고로쇠 수액을 먹고 있는 아이.


벌써, 소한을 지나 대한도 지나고 있다. 입춘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깊은 산골짜기에는 눈이 쌓여 있지만, 시나브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봄이 다가오면서 인제 산촌마을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농사철 못지않게 한창 바쁘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고로쇠 수액 채취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면서 나무들이 땅속에서 많은 양의 물을 서서히 빨아 올린다. 고로쇠와 다래·가래·물박달·단풍·자작·신풍나무 등…. 이들 나무에 구멍을 뚫거나 가지를 꺾으면 물이 떨어진다. 그 중에 으뜸은 고로쇠 수액. 인제 고로쇠 수액은 최고의 맛으로 유명하다. 이제, 고로쇠 수액 채취가 설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 인제지역 한 마을 주민들이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채취 모습)
▲ 인제지역 한 마을 주민들이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채취 모습)

올해 고로쇠 수액채취는 예년과 비슷하다.

인제 고로쇠 채취는 보통 1월부터 시작돼 늦게는 4월까지도 이어진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채취시기가 해마다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경칩 무렵에 채취하는게 영양과 맛 등에서 효능이 가장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면 상수내리 일대에서부터 방태산 자락에 위치한 고로쇠 마을로 알려진 상남면 미산리 마을에 이르기까지 인제지역에서는 고로쇠 채취가 이뤄진다. 방태산 천연산림에서 얻어지는 미산계곡의 고로쇠 수액은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인제고로쇠수액은 지난 2014년 10월21일 50번째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됐다.

해마다 인제국유림관리소는 국유림보호협약을 체결한 마을 대상으로 고로쇠 수액 채취 신청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마을 7곳을 대상으로 국유림 227㏊(축구장 324배)에서 수액 6만5000ℓ를 양여했다. 2억원 이상의 농외소득이 창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9개 마을의 국유림 134㏊에서 수액 7만8284ℓ를 양여했다. 특히, 인제국유림관리소는 최소한 2년의 휴식년을 두고 고로쇠 나무관리를 하고 있다.

 

▲ 인제지역 한 마을 주민들이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채취 모습)
▲ 인제지역 한 마을 주민들이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채취 모습)

언제부터 고로쇠 수액을 채취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고로쇠에 관한 얽힌 얘기는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통일신라 말기 승려인 도선국사(827∼898)와 인연이 있다. 백운산에서 득도에 이르러 참선을 마치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무릎이 펴지질 않았다. 그래서, 무심결에 잡은 나뭇가지가 부러졌고, 그곳에서 수액이 흘러 나왔다. 도선국사는 수액을 마셨고, 무릎이 펴졌다는 어쩌면 단순한얘기다. 이 전설때문에‘뼈에 좋은 물’이라는 骨(뼈 골)·利(이로울 이)·水(물 수),즉‘골리수’라 불렸다. 그리고, 지금의 고로쇠가 된 것이다.

남면에 살고 있는 최경수(57·인제군고로쇠연합회장) 씨는 “고로쇠 수액을 매일 채취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온도도 중요하고 눈·비가 오지 않고, 구름이 끼지 않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야 신선한 고로쇠 수액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전한다.

청정지역 인제는 연중 일조량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원시림이 보존된 곳으로 고로쇠 수액이 투명하고 청량감이 우수한 것은 물론 칼슘(Ca), 마그네슘(Mg) 등 무기질 함량이 많은 품질특성을 가지고 있다. 밤에는 영하 3~5도, 낮기온은 영상 8~10도 내외를 유지해 가장 수액을 잘 빨아올릴 수 있어 맛 좋은 고로쇠가 만들어 질 수 있는 10도 내외의 일교차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로쇠 수액 채취 구멍은 3개 이상 뚫으면 안 된다. 지름 0.8㎜ 정도의 구멍을 낸 후 호스를 연결해 깨끗한 물통으로 받는다. 수액 채취 후에는 반드시 약제로 구멍을 메워줘야 나무가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다.

고로쇠 수액은 약효도 뛰어나다고 한다. 칼슘과 칼륨이 생수에 비해 20배 이상 함유돼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한다. 아무리 마셔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동의보감의 기록에는 위장병, 신장병, 관절염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선동호(41·인제읍) 씨는“고로쇠 수액은 물 대신 많이 마셔도 전혀 부작용이 없다”며 “주스나 물김치와 간장, 부침류 반죽 등에 사용은 물론 밥을 지으면 약간 단맛이 나지만 부드럽고 소화가 아주 잘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인제 고로쇠 수액은 7번이상 정화와 살균을 거쳐 이물질을 걸러 낸 순수 물이다. 그래서 보통 고로쇠 수액보다는 유통 저장기간이 길고 보다 안전하다. 시간이 지나 생긴 하얀 침전물은 수액 자체의 섬유질 성분이 천연 자당과 엉켜 응고된 현상으로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한다. 영하 2도∼영상 1도의 냉장 보관을 해야 신선하고 오래 먹을 수 있다. 수액위에 살짝 얼음이 얼 정도의 온도가 좋다고 한다. 그러나 채취후 10일, 냉장보관후 10일정도 지나면 자칫 보관여부에 따라 상할 수 있다.

고로쇠 수액은‘자연 그대로의 물’이다. ‘자연이 준 봄의 선물’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마시는 미네랄 수액, 봄에 만나는 최고의 맛이 아닐까싶다. 진교원 kwc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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