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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매거진OFF]원주 치악산 황장목 숲길 조선시대 왕실 진상품 ‘황장목’ 100~200년 된 7만5000그루 식재 치악산 구령사 1.1㎞ 최적 힐링코스

위풍당당 ‘왕의 나무’ 고귀한 그 길 걸어볼까

2019. 10. 24 by 남미영
▲ 가을을 맞아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황장목 숲길.
▲ 가을을 맞아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황장목 숲길.

침엽수 사이로 빗살같은 아침햇살/통통 튀는 물방울은 보석처럼 고와라/버들치 향연을 벌린 맑고 맑은 구룡연/울울한 금강솔은 천년 세월 병풍이요/상목련,찔레향은 계절의 향기려니/매순간 푸른 영상에 마음이 머무는 곳
(이금자 시 ‘치악산 계곡에서’ 중)


봄 햇살이 소나무 사이를 뚫고 나와 물안개와 조우하는 봄을 지나면,푸르른 신록을 병품삼아 맑은 계곡이 노래하고 짙게 물든 나뭇잎 위로 소복한 흰 눈이 절경을 이룬다.사계절 진풍경을 뽐내는 이곳은 해발 1288m 치악산이다.

산 밑 초입.이 때부터는 정복의 욕심을 버리고 흙길,돌길을 따라 느긋하게 걸어보자.숨 끝까지 파고드는 청량한 산 내음에 새들 노랫소리,흐르는 계곡물을 벗 삼아 몇 걸음 오르면 원주 8경 중 1경인 구룡사가 눈 앞이다.매표소를 지나 구룡사 입구 원통문을 통과하면 이 때부터 숲은 곧고 굵고 길게 뻗은 금강송들이 장악을 한다.

▲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금강소나무 숲길을 고유 이름인 황장목으로 변경하고 표지판도 황장목 숲길로 교체했다.
▲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금강소나무 숲길을 고유 이름인 황장목으로 변경하고 표지판도 황장목 숲길로 교체했다.


수 백년은 됐음직한 누런 황금송들이 그득히 들어차 장엄함마저 뽐내는 숲길.치악산국립공원은 7년 전 이 길을 ‘금강소나무 숲길’이라 칭하고 매년 봄 걷기 축제를 열어 나무가 지닌 깊고 고귀한 멋을 전하고 있다.

사실 금강송은 조선시대 궁궐을 짓고 왕실에 진상하던 특산품으로 속이 누렇고 단단해 당시 ‘황장목(黃腸木)’으로 불렸다.세월이 흘러 ‘금강송’이라 불리다 최근 제 이름인 ‘황장목’을 되찾았다.공원 측도 금강소나무 숲길을 ‘황장목 숲길’로 바로 잡았다.

숲길 속 이 고목들은 예나 지금이나 근엄하고도 웅장한 힘을 보여준다.깊은 산 속의 빛나는 고목.치악산에는 100~200년 수령의 황장목이 7만 5000그루나 살고 있다.그 쓰임새가 얼마나 훌륭했는지 당시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산 마다 황장목의 벌목을 금한다는 글귀가 바위에 새겨졌다.치악산에만 3개의 황장금표가 남아있다.

▲ 황장목 숲길 겨울 풍경.
▲ 황장목 숲길 겨울 풍경.


황장목 숲길로 들어서자 기둥만한 넝쿨들이 나무를 휘감아 오르고 그 옆 작은 나무들도 존재를 알리듯 땅 위로 힘차게 뿌리를 뻗는다.구룡매표소에서 구룡사에 이르는 1.1㎞의 짧고 평탄한 길.느릿느릿 걷다보면 황장목이 내뿜는 상쾌한 피톤치드에 묵은 심신도 금세 힐링된다.

황장목 좌우로 펼쳐지는 계곡물 또한 지친 심신에 원동력이요,더불어 산 한 가득 울려대는 새 소리는 덤이다.높게 쭉 뻗은 나무 사이를 누비는 힐링의 시간.소나무처럼 곧게 뻗은 황장목 숲길은 굽어지지 않고 가파르거나 험하지도 않아 오로지 나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아름드리 넓은 둘레에 하늘까지 뻗은 높이,나무 기둥마다 새겨진 역사의 흔적까지.더 찬 바람이 불기 전 치악산에 올라보자.그 옛날 왕의 나무 황장목의 명성을 또렷히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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