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부동산 3포 시대 맞나
거래절벽 불안감 젊은층 청약통장 해지
전년비 4017좌 줄어 시행 후 첫 감소세
시중 예·적금 대비 낮은 수익성 주원인
지난해 2030 아파트 매매 2899호 급감
한은 빅스텝 단행 대출금리 동반상승
금리부담↑패닉바잉·영끌 매입 감소

부동산 시장을 휩쓸었던 2030세대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족들의 매수세가 꺾이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을 해결하고자 생애최초구매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에 나섰으나 고금리와 부동산 고점인식으로 인해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게다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부동산마저 정리하고 주택청약종합저축마저 해지하는 등 청년층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있다.

■ 지난해 2030세대 주택매입 절반가량 줄어

춘천에 살고 있는 A(28)씨는 지난 2021년 치솟는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 것을 우려해 은행 대출과 친척의 도움을 빌려 아파트를 매매했다. 그러나 대출금리 부담이 커지자 집을 팔아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A씨는 “영끌을 통해 집을 마련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으나 지난해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이자가 현재 월급 수준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집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을 보면 강원지역 총 아파트 매매거래 1만6368호 중 2030세대의 매매거래는 3628호로 확인됐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었던 2020년의 경우 2030세대의 아파트 매매는 5125호로 전년(2916호)대비 2209호(75.75%) 증가했다. 2021년(6527호)까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2899호(44.41%)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월 이후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두 차례를 포함한 7번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뒤따라갔다. 은행 대출을 받았던 영끌족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손에 쥐고 있던 아파트들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치달았다.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입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가 3.75%로 마무리되고 인상 폭이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되면, 2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수억 원을 대출한 사람 중에는 이자나 원리금이 처음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청약통장 해지 이어져… 2010년 시행 이후 첫 감소

2030 영끌족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빠지자 강원지역내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내 소형 아파트 비중은 57.72%로 지난 2017년(59.3%)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오션뷰 등으로 투자 소요가 몰렸던 강릉(67.44%), 동해(62.37%), 속초(63.92%)는 10건 중 6건 이상이 소형 아파트로 확인됐다. 영끌족들이 매매했던 아파트들이 시장에 나오자 소형 아파트 비중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도내 B 공인중개사는 “지난해부터 2030세대의 아파트 매매문의가 끊긴지 오래고 전세보다는 월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흐름 자체가 좋지 않다보니 부담이 적은 월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이었던 청약통장의 해지 행렬이 이어진다.

춘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C(27)씨는 “대학생 때부터 5년 이상 청약통장을 매월 5만원에서 10만원씩 입금을 하고 있으나 청약이 되더라도 집을 살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과 낮은 이자로 인해 해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강원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63만6425좌로 전년(64만442좌)대비 4017좌(-0.62%)감소하며 지난 2010년 시행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0년 가입자 수는 14만867좌로 시작해 2014년(21만3412좌) 20만좌를 넘어섰고, 2015년(40만4339좌) 1년 만에 40만좌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집값 급등기에 60만좌를 돌파했으나 부동산 시장 불안에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로또 청약’, ‘내 집 마련 사다리’로 불렸던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시중 예·적금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수익성이 낮고, 집값 하락 우려에 미분양이 속출하는 부동산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 지회장은 “수도권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싸다고 하더라도 강원도 임금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대출이 필수적이다”며 “그렇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행되지 않는 이상 대출 부담으로 인해 2030세대의 내 집 마련은 꿈조차 꾸기 힘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우진 jungwooj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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